13억 중국인들이 100년 동안 기다렸다는 베이징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섰고,한국은 세계 7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폐막식 바로 다음 날인 25일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의 우의와 경제 협력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이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중국은 더 이상 잠룡(潛龍)이 아니다. 중국은 세계를 향해 자신들의 위용과 자부심을 드러내 보였다. 그리고 세계인들은 경이의 눈으로 중국과 중국의 경제 발전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은 가장 가까운 나라이고,21세기 대한민국의 생존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최대 교역국이다.

베이징올림픽 이후의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여전히 연 9% 안팎의 경제 성장을 할 것이라고 본다. 10년 이내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중국의 자본주의를 심층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특히 무섭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 중국 상인의 경영전략ㆍ경영지혜를 알아야 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했듯이 알고 대처해야 우리의 살 길이 보일 것이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중국의 상인집단은 여럿 있었다. 휘상(徽商ㆍ안휘지역 상인의 별칭),진상(晉商ㆍ산서지역 상인의 별칭)과 차오상(潮商ㆍ광둥지역 상인의 별칭)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는 새로운 상인집단이 생겨나 경제의 판도를 바꾸어 가고 있다. 그중 연해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6대 신상방(新商幇)'이 가장 유명하다. 상하이상인,저장상인,광둥상인,푸젠상인,장쑤상인과 저장상인 중에서 떨어져 나와 독자적인 집단을 형성한 원저우상인을 포함하여 크게 6대 신(新)상인집단으로 불린다. 이들이 점유하고 있는 지역은 중국에서 가장 경제가 발달한 곳이다.

21세기 중국과 중국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 상인들의 탁월한 상업적 수완과 지혜를 배워야 한다. 마침 이에 관한 책이 번역돼 흥미롭게 읽어보았다. 전체 6권 중에서 ≪상략(商略),상하이 상인의 경영전략≫과 ≪상지(商智),저장상인의 경영지혜≫ ≪상전(商典),광둥 상인의 경영교훈≫ 등 세 권이 먼저 나왔는데,현대 중국 기업과 경영인에 관한 방대하고도 자세한 정보를 담고 있다. 뒤이어 나올 ≪상책(商策),푸젠 상인의 경영묘책≫ ≪상모(商謨),장쑤 상인의 경영계책≫ ≪상경(商經),원저우 상인의 경영교본≫도 벌써 기다려진다. 이는 동시대 비즈니스 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 중국 상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부단히 전진해야만 상업계의 정상에 우뚝 설 수 있다. 그렇게 역경을 견뎌낸 상인들이 감동적인 성공신화를 창조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왔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중국 자본주의와 한국 자본주의라는 차이를 넘어 기업인들에 대한 존경심이 샘솟게 될 것이다. 또 과거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중국 경제의 변화상을 이해하고 나면 새로운 비즈니스의 세계가 보일 것이다.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