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또다시 연중 최저치까지 내리면서 의지할 곳을 잃은 투자자들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몰리고 있다. 연 5~6%의 금리를 주는 CMA는 지나가는 소나기를 피하려는 투자자의 든든한 안식처는 물론 생활의 질을 높여주는 동반자 역할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CMA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증권사 CMA는 은행의 보통예금처럼 입ㆍ출금이 자유롭고 공과금 자동 납부，급여이체，주식매매 및 펀드 상품 거래，체크카드 등 부가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하루만 맡겨도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CMA 금리 줄줄이 인상


200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CMA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월급통장을 CMA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분기마다 신규 계좌가 100만개씩 늘어나더니 올 2분기 기준으로 계좌수만 600만개를 넘어섰다. 금액 규모로는 30조원이 넘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CMA 금리도 줄줄이 올랐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CMA 금리를 콜금리 인상폭인 0.25%포인트만큼 올렸다. 대우증권이 이달 CMA 금리를 기존 연 5.1%에서 5.35%로 높인 것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은 일제히 CMA 금리를 5~6% 부근까지 높였다. 신생 증권사들은 CMA 영업에 뒤늦게 나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증권사보다 0.05~0.1%포인트가량 금리를 더 주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일부 CMA의 경우 기존 가입자들이 오른 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해약 후에 재가입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CMA 상품 가운데 실적배당형인 MMF(머니마켓펀드)형만 자동적으로 바뀐 금리가 적용되며 RP(환매조건부채권)형과 종금형은 그대로 둘 경우 종전의 낮은 금리가 계속 적용된다. 따라서 이미 RP형과 종금형 CMA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자금을 찾은 다음 다시 가입해야 올라간 금리를 받을 수 있다.

CMA는 종류별로 금리가 조금씩 다르지만 절대금리가 높다고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일정 기간에 투자금을 예치하겠다는 '약정형'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중간에 자금을 인출할 경우 오히려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다. 이자가 다소 낮더라도 수시입출금식 CMA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해 자금 용도에 맞춰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체크카드 등 다양해진 서비스 꼼꼼히 살펴야


증권사들의 CMA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종 혜택도 늘고 있다. 공과금 자동 납부，급여이체 등 은행에서 제공하는 웬만한 서비스는 기본이다. 최근에는 은행ㆍ보험 등과 연계돼 대출 서비스까지 가능해졌고 카드사와 연계한 CMA 체크카드 혜택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CAM 체크카드는 날로 진화하고 있다. 'CMA의 강자' 동양종금증권은 기존 체크카드 혜택에 OK캐쉬백 서비스 혜택 등을 강화한 '동양W－CMA 현대체크카드'와 함께 신용카드 수준의 플래티늄 서비스를 부가한 '동양CMA삼성플래티늄 체크카드'도 선보였다. 플래티늄카드는 특급호텔을 비롯해 전국 70여개 주요 호텔，콘도，펜션 객실 최고 60% 할인 및 객실 업그레이드 등 비자 플래티늄 카드의 주요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우증권은 신한카드 및 현대카드에 이어 이달 초 롯데카드와도 손잡고 새로운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미래에셋증권 굿모닝신한증권 한국투자증권도 이미 각각 3개 카드사와 제휴한 상태다.

CMA 신용카드 출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내년 초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신용카드 서비스도 허용될 전망이어서 증권업계는 다양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CMA 고객 유치 경쟁이 2라운드로 접어든 가운데 증권사별로 금리 차이가 미미해지면서 체크카드 등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CMA에 가입할 때 금리는 물론 어떤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