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웰터급 동메달 확보


'20년 동안 꽁꽁 숨어 있던 금맥을 찾아라.'

김정주(27·원주시청)가 한국복싱 올림픽 20년 금메달 한풀이에 나선다. 베이징올림픽 복싱 웰터급(69㎏)에서 이미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한 김정주는 22일 베이징 노동자체육관에서 바키트 사르세크바예프(27·카자흐스탄)와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김정주가 사르세크바예프를 꺾으면 은메달이 확보된다. 복싱 은메달은 1996년 애틀랜타대회(이승배) 이래 8년 만이다. 하지만 한국 복싱이 2004년 아테네대회 동메달리스트 김정주에게 기대하는 메달 색깔은 은이 아니라 금이다.

아마복싱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김광선(플라이급)과 박시헌(라이트미들급)이 금메달을 딴 이래 20년간 '노 골드' 갈증에 시달려 왔다. 1986년 문성길 이후 19년 만인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플라이급 이옥성(27·원주시청)에게 올림픽 금메달을 기대했지만，16강 고비를 넘지 못하는 등 베이징으로 날아온 복싱 대표 5명 중 4명이 8강 문턱 이전에 탈락했다.

그래서 김정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10일 유럽 강호 쿨카이 케트 야크(독일)를 힘겹게 꺾은 김정주는 17일 8강에선 우승후보 드미트리어스 안드라이드(미국)를 11―9 판정으로 눌렀다.

준결승 상대인 사르세크바예프는 2005，2007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선 5위에 오른 실력자다. 키는 173㎝로 크지 않지만 김정주가 약점을 보이는 왼손잡이다. 준결승 다른 쪽에선 카를로스 반토 수아레스(22·쿠바)와 하나티 쓰라무(24·중국)가 대결한다. 실력만 보면 수아레스가 까다롭지만 홈 링 이점을 업은 하나티도 만만치 않다.

김정주는 준결승은 물론 24일 결승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다는 각오다. 아테네올림픽 준결승에서 왼쪽 갈비뼈 부상 끝에 로렌조 아라곤 아르멘테로스(쿠바)에게 판정패한 김정주는 이번에야말로 한국 복싱 20년 한을 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