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새 20% 상승..아파트 구하기 `별 따기'

스위스 취리히의 주택 임대료가 최근 몇 년간 치솟으면서 서민층 가정들이 적절한 가격의 주택을 구하지 못해 취리히 변두리로 밀려 나고 있다.

18일 취리히세입자연합에 따르면, 취리히가 세계에서 생활비가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첫 세입자에 대한 임대료는 지난 5년간 20%나 올랐다고 스위스 국제방송이 전했다.

취리히의 임대료 폭등 배경과 관련, 세입자연합측은 외국인 전문인력 유입과 일부 못된 집주인들의 행태, 부유층의 2주택 이상 구입 등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니클라우스 셰르 대변인은 취리히에서 금융.교육 등 고액 직종에서 일하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 근로자들이 현지 주민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임대료를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집주인들은 더 높은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겨냥해 서민층에게 임대했던 아파트들을 거둬들인 뒤, 가구를 완비해서 더 높은 가격으로 이들에게 임대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달간 취리히 칸톤(州)의 빈 아파트의 비율은 0.03%로서 10년전의 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취리히의 만성적 주택난이 가중되면서, 현지 주민들은 취리히에서 25㎞ 떨어진 빈터투르와 같은 위성 도시들로 점점 더 많이 이사를 가고 있으며, 그 결과 빈터투르의 임대료도 따라 올라가 그 만큼 주택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세입자연합측은 덧붙였다.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의 자원봉사자인 마르그리트 휘를리만은 "취리히는 부유한 도시이지만, 저렴한 임대료를 원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이 살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경찰과 간호사등과 같은 사회 필수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여기서 살기가 힘들 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