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25.고양시청)의 올림픽 첫 금메달과 함께 다섯 차례 세계신기록 수립은 장미란이 세계챔피언에 걸맞은 실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그의 독주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미란은 16일 오후 베이징항공항천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여자 최중량급(+75kg) 경기에서 인상 140kg 용상 186kg 합계 326kg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인상과 용상, 합계 기록을 모두 다섯 차례나 갈아치운 대기록이다.

장미란이 이번 우승을 차지하기 전 그동안 아쉬웠던 것은 세계선수권대회를 3연패하면서도 세계기록을 보유하지도 못한 데다 올림픽에서도 정상을 밟지 못했던 점이었다.

장미란 본인도 이를 염두에 두고 태릉선수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면서 세계신기록 경신도 남몰래 준비를 해 왔다.

결국 장미란은 베이징올림픽에서 경쟁자들을 가볍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가장 힘이 센 여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다른 선수들이 감히 추격할 생각을 못하도록 입지를 다진 것이다.

현재 세계 여자 역도 판도는 중국의 주도권 행사와 다른 나라들의 '눈치보기' 양상이다.

각 국은 올림픽 역도에서 여자 7개 체급 가운데 4개 체급만 선수를 파견하도록하는 출전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최강 중국이 출전하는 체급에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중국이 선택하지 않는 3개 체급에 승부를 거는 게 각국 금메달 전략인 셈이다.

중국의 최중량급 특급 선수로는 전 세계기록보유자인 딩메이유안과 탕궁훙이 손꼽혔지만 이들은 각각 노쇠화와 당뇨 등 질병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중국은 이에 장미란과 경쟁할 자국 선수로 신예 무솽솽(25)을 전략적으로 키워 국제 무대에 내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년 연속 장미란에 밀리자 끝내 그를 올림픽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역도 관계자들도 중국이 숨겨두고 육성하는 선수가 없다면 당분간 장미란에 대적할 선수는 세계적으로도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안효작 역도연맹 전무는 "장미란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역도 선수로서 입지를 굳혔다"면서 "그래도 아직 젊기 때문에 크게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베이징=연합뉴스)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