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광복 63주년 및 건국 60주년 기념 8ㆍ15 대사면'에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을 계기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정몽구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투명경영의 수준을 한층 높이기로 했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직에 복귀,본격적인 책임경영을 펼칠 방침이다.
◆책임ㆍ글로벌 경영 속도낸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사면을 계기로 책임경영과 글로벌경영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정몽구 회장은 "특별 사면은 국민화합과 경제살리기에 나선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결단을 보여준 것"이라며 "지난 일들을 거울로 삼아 앞으로 기업활동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와 사회공헌 활동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은 예정대로 진행되며 사회봉사도 자발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기업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임으로써 경제활성화와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앞장 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한동안 발목이 잡혀 있던 글로벌 현장 경영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당장 올해 11월께 브라질 완성차공장 기공식 참석을 비롯해 해외 사업장 점검 등을 위해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2006년 3월부터 검찰 수사 여파로 해외 현장 경영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왔다. 2년이 넘도록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다녀오지 못한 게 대표적인 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수년간 계속된 비자금 사건의 여파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우리 경제가 선진국 도약의 중대기로가 될 만큼 비상한 상황에 놓여 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이 필요한 때라는 고심의 결과로 생각한다"며 "경제 살리기를 위한 기업경영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은 2004년 소버린 사태 이후 사퇴했던 SK텔레콤의 등기이사에 복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최 회장의 SK텔레콤 대표이사 복귀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다만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연 회장은 "이번 사면은 저를 경제인으로 다시 되돌려 주었다"며 "다시 태어났다는 각오로 대한민국 경제 살리기에 동참해 국가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책임경영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연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한화를 비롯해 한화건설,한화 L&C(옛 한화종합화학),한화테크엠(옛 한화기계) 등 4개사의 임시주총을 소집해 김 회장의 대표이사직 복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계 "일자리 창출로 화답"

재계는 정부의 화합 사면을 크게 환영하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기업인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앞서 "이번 사면을 계기로 대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과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로 상생 협력해 달라"고 주문한 데 따른 화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면 조치에 대해 환영한다"며 "앞으로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장창민/조재길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