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에이즈입국 불허 7개국에 포함"

멕시코시티에서 지난 3일 개막, 8일까지 열리는 제17차 국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회의에서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양성반응자들의 입국 및 여행을 금지하는 각국 관행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에이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양성반응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함으로써 오히려 인류의 에이즈 퇴치를 위한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논지다.

회의를 조직한 국제에이즈협회 론 맥키니스 정책담당 이사는 5일 "HIV 양성반응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차별적 행위"라며 "이같은 규제는 HIV와 에이즈를 통제하기 위한 우리의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에이즈 이민을 제한해 온 20년간의 규제정책을 철폐하는 법률안을 발효한 미국의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양성반응자들의 여행금지 규제 역시 중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앞서 2만5천명의 각국 관리와 과학자, 활동가들이 참석한 개막식에서 "HIV 양성반응을 보인 방문객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에이즈회의에 참석한 중국 위생부 관리는 이날 "내년부터 HIV 양성반응자의 여행금지 조치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에이즈 단체가 밝힌 에이즈 양성반응자 입국 금지국은 현재 한국을 비롯해 브루네이와 오만, 카타르, 수단, 아랍에미리트연합, 예멘 등 7개국이다.

또 북한과 싱가포르, 대만, 헝가리, 이집트, 스리랑카, 러시아 등 30개국은 보균자가 적발될 경우 이들을 추방하고 있다.

한편 행사주최자인 에이즈 백신 개발을 위한 비영리 관.민 협력단체 `국제 에이즈 백신 이니셔티브(IAVI)'는 이날 제시한 20쪽 분량의 에이즈 백신개발 청사진을 통해 좀더 세부화되고 대담한 연구 개발 노력을 촉구했다.

(멕시코시티.워싱턴 AP.dpa=연합뉴스)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