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효율을 최고 20%가량 높이면서 이산화탄소(CO₂)는 대기로 배출하지 않는 '카본 프리(Carbon free)'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의 기반 설계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네덜란드 스페인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해왔던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 설계 및 시공기술의 국산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6일 아주대학교(총장 서문호)에 따르면 이 대학 에너지공정 연구실의 김형택 교수(사진)팀은 최근 컴퓨터 설계 기법을 활용,대기 오염물질 배출을 10분의 1로 줄이고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95% 이상 흡수ㆍ포집할 수 있는 친환경 석탄가스화발전소 기반 설계 프로그램(Computer tool)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체 발전소 설계 공정의 50%가량을 차지하는 기반 설계를 자동적으로 수행해주는 소프트웨어로,목표 발전 용량 및 발전소 부지 규모 등 국내 실정에 맞춰 가스화 반응기나 이산화탄소 흡수탑의 크기,가스터빈의 운전조건(압력비,입출력 온도) 등의 기본 요건을 입력하면 전체공정구성도(Flow sheet)를 만들어 주도록 고안됐다. 기술 개발에는 3년간 정부 정책자금 등 총 3억원이 투입됐다.

김형택 교수는 "발전소를 구성하는 장비와 기계의 정확한 최종 규격을 제시해주고 이들을 어떻게 연결,발전소를 구성할지를 설계해주는 것이 프로그램의 핵심 기능"이라며 "프로그램이 필요한 곳에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석탄가스화발전기술은 석탄을 직접 태워 전기를 얻는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와 달리 석탄을 불완전연소시킬 경우 나오는 합성가스(Coal synthetic gas,수소와 일산화탄소로 구성)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기법.발전효율이 45%로 기존 석탄화력발전소(38%)보다 높다. 질소산화물(NOX)이나 황산화물(SOX) 등의 오염물질 배출량도 최대 90%가량 적다. 발전효율이란 투입된 에너지 총량(Cal) 대비 전기로 생산된 에너지 총량의 비율을 말한다.

김 교수는 "석탄에서 뽑은 가스를 터빈에서 연소시켜 1차 전력을 얻은 뒤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고온 고압의 배기가스로 수증기 터빈을 돌려 2차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인 만큼 발전효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이 현재 운용 중인 46기(총용량 2183만㎾)의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 적용될 경우 연간 약 12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연료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계산이다.

아울러 이번에 개발된 설계기술에는 기존 석탄화력발전의 43% 수준의 비용만으로도 석탄가스 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 고농도 이산화탄소를 95% 이상 붙잡을 수 있는 장치까지 포함돼 있어 향후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탄소배출권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