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명의 한국 선수와 31명의 미국 선수가 맞붙었다. '

미국 LPGA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210만달러) 1라운드를 지켜본 외신들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두 나라 선수들의 숫자도 많지만 우승 가능성 역시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1일(한국시간) 영국 버크셔 서닝데일GC(파72·길이 6408야드)에서 끝난 대회 첫날 미국의 '베테랑' 줄리 잉스터가 7언더파 65타를 쳐 단독선두에 나선 가운데 '박세리 키즈'인 신지애(20·하이마트)와 오지영(20·에머슨퍼시픽)이 1타차 공동 2위에 포진했다.

첫날 스포트라이트는 48세의 노장 잉스터에게 쏠렸다. 메이저대회를 7차례나 우승했지만 2002년 US여자오픈 이후 6년째 메이저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잉스터는 9번홀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려 이글 퍼트를 집어넣은 뒤 버디 5개를 보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잉스터는 "하도 골프가 안 돼 에비앙마스터스와 브리티시여자오픈에 불참하려 했다"면서 "딸들의 조언에 따라 이곳에 온 게 잘한 일 같다"고 기대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노장' 잉스터가 젊은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국내에서 '지존'으로 통하는 신지애가 모처럼 잡은 찬스를 쉽게 놓지 않을 전망이다. 신지애는 "경기에 앞서 내린 비로 페어웨이와 그린이 부드러워져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면서 "코스가 아주 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승경험까지 갖춘 지은희(22·휠라코리아)가 안시현(24) 이지희(29) 송보배(22) 등과 함께 4언더파 68타로 공동 13위에 올라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주 에비앙마스터스 연장에서 아깝게 패한 최나연(21·SK텔레콤)과 박희영(21·하나금융),제인 박(22) 등은 3언더파 69타를 기록해 공동 22위다.

그동안 투어에서 기를 펴지 못하던 일본 선수들도 대거 상위권에 포진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의 지존 후도 유리와 우에다 모모코가 6언더파 66타로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고 미야자토 아이는 4언더파 68타로 공동 13위를 달렸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