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 印상공 "민감품목.관세상한 등서 진전"

제네바 주요국 통상각료회의가 나흘째를 맞은 24일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더(DDA) 무역협상이 그동안 선진국-개도국 간의 팽팽한 대치에서 벗어나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다.

세계 7개 무역대국들은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 주재로 23일 오후부터 24일 새벽까지 밤샘 집중협상을 벌였다.

여기에는 선진국 진영을 대표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호주와 더불어, 신흥개도국 진영을 대표한 브라질, 인도, 중국이 참여했다.

중국이 이 같은 모임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G7회의에서 참석국들은 미국의 농업보조금 삭감폭과 EU의 농산물관세 감축폭, 그리고 개도국들의 공산품 시장개방폭 등 두 진영 간에 맞물려 있는 핵심 이슈들을 놓고 집중협의를 벌여 일부 사안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라미 총장은 이날 오전 153개 전체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무역협상위원회(TNC) 회의를 열어 G7 밤샘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이날 오후 한 차례 더 G7 회의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말 나스 인도 상공부 장관은 취재진에게 "민감품목과 관세상한을 포함해 많은 이슈들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들어내야 할 무거운 사안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진전은 있었지만 충분치는 않다"고 덧붙였다.

인도와 더불어 개도국 진영의 대표주자인 브라질의 셀소 아모림 외무부 장관도 "일부 진전이 있었던 만큼 계속 시도할 가치가 있다는 게 우리의 공통된 생각"이라면서 "그러나 어려움들도 역시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진영을 사실상 대표해온 미국과 EU측도 뉘앙스의 차이는 있으나 인도와 브라질과 비슷한 평가를 했다.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다소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고,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슈워브 대표에 비해 좀 더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만델슨 집행위원은 "매우 집중적으로 협의한 결과, 일부 이슈들은 해결에 더 가까워졌고, 다른 이슈들은 더 명백해지고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서로간의 이견을 해소하려면 아직 더 가야할 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것은 한 편의 영화이며, 우리는 여전히 함께 통과해야 할 많은 관문들을 마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우리가 종착지에 도착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라미 총장은 21∼22일 이틀간 30여개국이 통상각료들이 참석한 `그린룸 회의'를 가졌는데도 불구, 선진국-개도국 간의 이견만 확인한 채 진전이 없자 23일에는 그린룸 회의를 취소하는 대신에 7개 무역대국 모임과 함께, 9개 이슈별 소그룹 회의로 협상 방식을 바꾼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협상대표들은 23 오전부터 농업과 NAMA 9개 이슈별 소그룹을 만들어 집중 협상에 들어갔다.

농업 분야에서는 ▲무역왜곡보조총액(OTDS.농업보조금) ▲면화보조금 ▲관세감축 공식 ▲관세상한 ▲민감품목 및 관세감축 면제품목 ▲개도국 특별품목 및 특별수입제한조치(SSM) 등 6개 이슈로 나누었고, NAMA 분야에서는 ▲관세감축 공식 ▲개도국 신축성 및 집중방지(anti-concentration) 조항 ▲분야별 자유화협상 등 3개 이슈로 나누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