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앞으로 대학에 자금을 지원할 때 취업률과 재학생 등록률(충원율) 등의 객관적 지표를 활용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심사위원들이 각 대학의 사업계획서 등을 주관적으로 평가,선정 대학에 재정을 지원해 왔다.
이에 따라 재학생 등록률 및 취업률이 낮은 지방대학과 소규모 대학은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받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4일 1000억원 규모의 대학재정 지원사업인 '우수인력 양성대학 교육역량 강화사업'의 재정 분배 기준을 과거 사업계획서 평가에서 객관적인 지표평가(포뮬러-블록 펀딩 방식)로 바꾸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포뮬러-블록 펀딩(formula-block funding) 방식이란 대학의 교육여건과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로,'공식(포뮬러)'을 만들어 지원 대학을 선정하며 자금을 줄 때 구체적인 돈의 사용처를 지정하지 않고 총장에게 맡기는(블록 펀딩) 것을 말한다.
대학의 교육여건 측정 지표로는 4년제 대학의 경우 전임교원 확보율(10%),장학금 지급률(20%),1인당 교육비(20%)가 활용되며 성과지표로는 취업률(25%),재학생 충원율(25%)이 사용된다.
교과부는 올해 1000억원,내년부터는 5000억원가량을 이 방식으로 대학에 지원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는 대학 교육역량 강화사업으로 4년제 대학에 500억원,전문대학에 500억원을 각각 지원키로 했다.
또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NURI),수도권 대학 특성화사업,전문대학 특성화사업 등 올해 말 종료되는 3개 사업에 지원됐던 4000억원가량도 내년부터는 별도 사업을 통해 포뮬러-펀딩 방식으로 나눠주기로 했다.
이걸우 학술연구정책실장은 "기존 사업계획서에 따른 선정 방식의 정부 재정지원사업은 대학의 행정부담이 크고 돈의 사용처가 일일이 명시돼 자금운용 효율성이 떨어졌다"며 "정부가 간접적으로 대학을 통제한다는 지적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포뮬러-블록 펀딩 방식은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포뮬러-블록 펀딩 방식은 재학생 충원율과 취업률이 떨어지는 지방대학에 대한 지원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교과부 진로취업지원과의 송완호 사무관은 "대학의 소재지와 규모,특성에 따라 8개 유형으로 구분한 뒤 차등 지원해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