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팀 = 올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기업 CEO들은 대개 휴식을 취하면서 하반기 경영 구상을 하거나 현장 경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고유가 및 원자재가 급등으로 인해 하반기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각 대기업 CEO들은 맘편하게 휴가를 즐기기 보다는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회사 경영과 관련된 밑그림을 그리거나 사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낼 계획이다.

◇ '쉬면서 경영 구상'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특별한 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최 회장은 다음달 베이징 올림픽 참관 후 귀국한 뒤 가족들과 주말을 활용해 잠깐 휴식을 취한 다음 하반기 경영 구상을 할 계획이다.

GS 허창수 회장은 특별한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지만, 이달말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하반기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그룹 박삼구 회장은 휴가기간에 전남 광주로 내려가 노모를 찾아보고 나머지 기간은 그룹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가 최근 대한통운을 인수함에 따라 박 회장은 서로 다른 조직 문화를 통합하는 데 중점을 두며 그룹을 이끌어오고 있다.

이윤우 부회장, 황창규 사장, 최지성 사장, 박종우 사장 등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은 대부분 이달 말에서 내달 초에 걸쳐 4-5일간 휴가를 간다.

이 부회장은 국내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평소에 바빠서 읽지 못했던 책을 보면서 하반기 경영구상을 가다듬을 계획이라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LG전자 남 용 부회장은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사업장 방문, 경영현안 점검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 후 8월 중순께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남 부회장은 2-3일간 가족과 함께 자택에 머무르며, 평소 좋아하는 독서도 즐길 계획이다.

남 부회장은 특히 글로벌 경영상황과 전략, 대화와 설득에 관한 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별다른 일이 없으면 8월중순께 3-4일간 휴가를 떠날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일년에 절반 이상을 해외 출장 등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고 있어 휴가때면 보통 일본에서 가족과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고 롯데 관계자는 전했다.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은 올해에도 예년 처럼 국내에서 가족과 휴식을 취할 계획이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가족과 함께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머무르고 있는 미국으로 갈 예정이다.

◇ '웬 휴가.

.바쁘다 바뻐' = 여름 휴가와 관계없이 현장 경영 및 현안 해결을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낼 경영자들도 있다.

현대건설 이종수 사장은 이번 여름 휴가에도 예년처럼 해외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 격려에 나설 계획이다.

이 사장은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휴가기간 동안 카타르, 쿠웨이트, 두바이 현장을 방문해 타국 건설현장에서 땀흘리고 있는 직원들을 만나 애로사항 등을 경청한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휴가는 커녕 사태수습에 바쁜 한때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남편인 고(故) 정몽헌 회장의 기일인 8월 4일에 맞춰 금강산에서 열리는 그룹 신입사원 수련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여름 휴가를 갈음하곤 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뿐 아니라 개성관광도 중단될 위기에 놓이며 대북 관광사업이 휘청거리고 있어 현 회장은 동요하는 임직원들을 추스르는 한편 사태 해결을 위한 '묘수'를 강구하고 있다.

특히 사건 수습책을 찾으려 북한을 찾았던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의 방북 성과가 빈약한 것으로 나타나자 현 회장이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방북 길에 오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특별수송 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휴가를 따로 가지 않고 그룹 일을 챙길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8월말까지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휴가 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다음달 8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