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강민호의 천금같은 결승타로 주장 정수근의 음주폭행 파문을 딛고 5연패의 터널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강림신' 카림 가르시아의 공수에 걸친 뛰어난 활약과 10회말에 터진 강민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KIA를 3-2로 물리치고 최근 5연패 및 홈 5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가르시아는 1회말 2사 2,3루의 기회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 2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8회초에는 빨랫줄 같은 송구로 KIA 이종범을 3루에서 잡아내며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 강민호는 연장 10회말 1사 1,2루에서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안타로 극적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KIA는 이틀만에 5위에서 6위로 내려앉았다.

두산 베어스는 선두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잠실 3연전을 싹쓸이하며 연승의 숫자를 `9'로 늘렸다.

1위와의 승차는 3.5게임차로 줄었다.

전날 결승타를 친 김현수는 이날도 0-1로 뒤지고 있던 6회말 1사 1,3루의 기회에서 중견수쪽 펜스 상단을 맞추는 2루타로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외국인 투수 맷 랜들은 6이닝을 한 점으로 막으며 승리에 기여했고 이재우-임태훈 철벽 계투조가 승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대전구장에서는 한화 이글스가 LG 트윈스를 맞아 대포 경쟁을 벌인 끝에 11-7로 이겼다.

김태균은 5회 LG투수 이재영과 끈질긴 승부 끝에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홈런 경쟁에서 26호로 2위인 롯데의 가르시아(21호)를 5개차로 따돌리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대구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우리 히어로즈의 경기에서는 3개의 홈런을 친 삼성이 우리를 9-6으로 누르고 `외국인 선수 전원 방출'이라는 충격 요법 이후 2연승을 거뒀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승차없이 승률에서 앞서 KIA를 제치고 5위에 복귀했다.

●대전(한화 11-7 LG)

양 팀의 타격이 불을 뿜었다.

LG는 1회말 한화 더그 클락과 김태균에게 안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지만 3회초 공격에서 1사 만루 상황에서 안치용의 희생 플라이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2사 1,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로베르토 페타지니는 유원상의 공을 힘껏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3점 홈런을 기록하며 4-1로 경기를 뒤집었다.

올 시즌 4호 홈런.
그러나 한화의 공격력은 무서웠다.

3회말 공격에서 한화는 볼넷과 안타 등으로 만든 무사 만루 찬스에서 이범호가 좌전 2루타로 3-4로 쫓아갔다.

계속된 찬스에서 김태완의 좌전 2루타와 신경현의 우전 안타 그리고 한상훈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2점을 더 만들어내 6-4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LG는 4회초 1점을 더 내 5-6까지 쫓아갔지만 거기까지였다.

4회말 바로 1점을 추가하며 7-5로 점수를 벌린 한화는 5회말에는 김태균이 LG 투수 이재영의 8구째를 통타,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만루 홈런을 기록하며 11-5로 사실상 승부의 추를 한화 쪽으로 가져왔다.

LG는 7회초 `2군 신화'를 써가고 있는 안치용이 2점 홈런으로 추격했지만 더 이상 추가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잠실(두산 6-2 SK)

선두 추격을 가시권에 둔 두산의 집중력과 끈질김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두산 투수 맷 랜들의 호투에 눌려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하던 SK는 4회 이재원의 솔로 홈런으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두산은 6회말 김재호의 볼넷에 이은 고영민의 우전 안타로 1사 1,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SK 투수 채병용의 공을 힘껏 잡아당겨 중견수와 우익수 가운데 펜스 상단을 맞추는 대형 3루타를 때려내며 관중의 연호에 보답했다.

2-1 역전. 이어 김동주는 희생플라이로 김현수를 불러들여 단번에 경기는 3-1로 역전됐다.

SK는 7회초 나주환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를 훔치고 이어 터진 정근우의 중전 2루타로 홈을 밟아 3-2까지 쫓아왔다.

그러나 두산은 승리의 공식처럼 여겨지는 `이재우-임태훈' 황금계투조를 투입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어 8회말에 2사 2,3루에서 최승환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한 데 이어 김재호의 우익수 앞 2루타 당시 SK 수비 실책을 틈타 최승환이 홈을 밟으면서 6-2로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임태훈은 7회에 나온 이재우에 이어 8회부터 마운드를 물려받아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4세이브(5승3패)를 거둬 `이재우-임태훈' 철벽 계투조의 명성을 확인시켜줬다.

●사직(롯데 3-2 KIA)

정수근 선수의 음주폭력 파문으로 침울해 진 선수들을 응원한 부산 관중의 성원에 부산 갈매기들이 보답했다.

롯데는 1회말 공격에서 만든 2사 2,3루에서 카림 가르시아의 우전 적시타로 2-0으로 앞서가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수 차례 추가 득점의 기회를 맞았지만 그 때마다 KIA 투수 펠릭스 디아즈의 호투에 막혀 도망가지 못했다.

그 사이 KIA는 4회초 2사 1,2루에서 채종범의 우전 안타로 2-1로 쫓아왔고 8회초에는 이재주의 중월 2루타로 기어코 2-2 동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연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롯데의 의지는 강했다.

9회초 무사 2루의 위기를 잘 넘긴 롯데는 연장 10회말 정수근 대신 임시 주장을 맡은 조성환이 공격의 물꼬를 텄다.

조성환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이대호가 삼진을 당하는 사이 2루를 훔쳤다.

KIA는 가르시아를 고의사구로 걸려 보냈지만 정작 해결사는 바로 강민호였다.

강민호는 KIA 투수 손영민의 초구를 받아쳐 우익수 키를 훌쩍 넘어가는 끝내기 안타로 3시간이 넘은 혈투에 종지부를 찍었다.

●대구(삼성 9-6 우리)

오랜만에 사자들의 대포가 불을 뿜었다.

우리 히어로즈는 1회초 공격에서 권도영의 2루타와 이택근의 안타를 묶어 기분좋게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삼성은 1회말 양준혁이 우리 투수 이현승으로부터 빨랫줄 같이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곧바로 1-1로 균형을 맞췄다.

3회말에는 김창희가 자신의 올 시즌 첫 번째 홈런을 때려내 2-1로 역전했다.

우리는 4회초 대거 3점을 뽑아내며 4-2으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지만 삼성도 4회말 바로 2점을 따라가며 균형을 맞추는 저력을 보였다.

5회초 삼성은 우리 이택근과 송지만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고 여기에 1루수의 수비실책까지 겹쳐 4-6으로 역전당했지만 예전처럼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았다.

삼성은 6회말 볼넷과 몸에 맞는 볼 2개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대타 조동찬이 우리의 바뀐 투수 노환수를 상대로 좌익수쪽 담을 훌쩍 넘어가는 만루 홈런을 때려내며 8-6으로 경기를 단번에 뒤집으며 승기를 잡았다.

대타 만루홈런은 시즌 2호, 통산 28호.
삼성은 8회초 2사 1루의 상황에서 마무리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지켜냈다.

오승환은 지난달 29일 이후 18일만에 세이브를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진규수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