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선 건설사] (1) '괴담'에 떤다 ‥ 하청업체는 이미 '줄부도'
"웬만한 회사가 쓰러져서는 뉴스거리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도급순위 100위권 회사 가운데서도 부도를 내는 경우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합니다. "

해마다 2~3개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해온 중견 A건설업체의 한 임원은 부도 소식이 들릴 때마다 남의 일이 아닌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분양은 안 되는데 금융비용과 건설자재값은 계속 오르니 무슨 수로 버티겠냐"고 반문했다.

올 들어 '부도 공포'가 건설업체를 옥죄고 있다. 올 상반기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를 포함해 모두 180개사가 부도를 냈다. 대형 건설사를 회원으로 둔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부도를 낸 종합건설업체는 57개.지난해 상반기 49개사에 비해 16% 늘었다. 이 중 500위권 건설업체는 7곳으로 우정건설 신구건설 해중건설 등이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1일 현재 8개업체가 부도를 맞았다. '이튼타워리버'라는 주택브랜드로 사업을 해온 시공능력평가 324위의 인정건설이 부도처리됐다.

특히 대형사로부터 하청을 받는 토목 철근 미장 전기 등 전문건설업체들의 부도가 심각하다. 상반기에만 123개사가 부도를 맞아 작년 같은 기간 76개사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올 3월까지만 해도 매월 10여개사가 부도로 쓰러지더니 4월 이후부터는 20개사를 넘었다.

미분양 사태가 지속되는 한 건설업체 부도업체 증가세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건설협회 산하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중견 건설업체의 6월 체감경기지수가 34.5를 기록해 2001년 조사에 들어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