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2명이 현대차 조합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울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김모군(20ㆍK대 방송영상과 1년)과 강모군(20ㆍK대 경영학과 1년) 등 2명은 지난 10일 낮 12시30분께 현대차 4공장 정문 앞에서 현대차 조합원들 4~5명에게 끌려가 주변 컨테이너 창고에서 집단폭행을 당해 인근 동구 가나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지난 3일부터 현대차 4공장의 사내 하청업체 세현기업에서 시급 4700원을 받는 조건으로 하루 11시간 동안 차량에 묻어있는 때를 닦아내는 일을 하다 현대차 지부가 금속노조 파업에 들어가자 귀가하려 했다. 정문을 나가려던 이들은 현장 조합원들에게 제지당했다. 파업에 동참하라는 것이었다.

김군 등은 "현대차 조합원이 아니라 아르바이트 대학생이라고 신분을 밝혔는데도 이들 노조원은 막무가내로 길을 막았다"고 당시의 상황을 말했다.

김군 등에 따르면 노조원들은 김군 등을 둘러싸고 온갖 욕설을 퍼부었고 심지어 김군의 목을 조르며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쫓아온 강군도 목 허리 등에 집단 폭행을 당했다. 강군은 "쓰레기 같은 놈,꼬우면 현대차 다니지 마라,노예 같은 놈" 등 도무지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들었다고 기억했다. 폭행사건은 현대차 비정규 노조와 노조 집행부가 소속된 현장조직 민투위 게시판에도 올라와 급속히 퍼지고 있다.

현대차 지부 장규호 공보부장은 "대의원과 간부 등이 학생들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장 부장은 "오히려 학생들이 먼저 노조원들에게 욕설을 해 간부가 이를 말리다가 다쳐 입술이 터지고 팔에 붕대를 감고 있다"면서 "학생의 친인척이 경찰청에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만큼 파업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의도에 대해서도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