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도서관이 장서 분류ㆍ관리의 기준이 되는 주제어 가운데 현행 '독도(Tok Island)'를 '리앙쿠르 암(Liancourt Rocks)'으로 변경하는 문제를 검토하려던 계획을 15일 오후(현지시간) 전격 보류했다. 캐나다와 미국에 거주하는 두 명의 한국계 여성이 동분서주하면서 재빠르게 대응한 덕분이었다.

미 의회도서관 공보 관계자는 이날 "사안의 민감성이 있는 데다 지명위원회(BGN)와 주미 한국대사관 등으로부터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초 의회도서관 측은 16일 오전 도서목록 관련 주제어 편집회의를 열어 독도를 리앙쿠르 암으로 바꾸는 문제를 안건으로 채택해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캐나다 토론토대학 동아시아도서관 한국학 책임자인 김하나씨가 이를 포착,지난 14일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과 조지워싱턴대학 동아시아어문학 과장인 김영기 교수에게 긴급히 알렸다.

주미 한국대사관에는 외교적 대응을,김 교수에게는 민간 차원의 측면지원을 부탁했다. 북미 동아시아도서관협회 한국분과위원장이기도 한 김씨는 또 북미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에 있는 한인 사서 연락망을 가동,이 문제를 협의한 뒤 북미 동아시아도서관협회 한국분과위원회 이름으로 미 의회도서관에 공문을 보내 "이 문제는 한ㆍ일 간의 영토분쟁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강력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미 의회도서관의 보류조치가 영구적인 게 아니라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리앙쿠르는 조선시대에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호의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현재 미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 홈페이지 등에는 독도가 리앙쿠르 암이라는 용어로 명시돼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