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28)와 임태훈(20.이상 두산) 두 우완 투수가 프로야구 최강 허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둘은 최근 상대 타선을 철저히 막는 완벽투로 두산의 7연승을 이끈 쌍두마차다.

연승 행진의 출발점이던 6일 우리전(4-2)과 고비였던 12일 롯데전(1-0)에 나란히 출격, 짠물 야구를 선사하고 승리에 앞장섰다.

이재우는 불펜 투수로서 벌써 9승(1패2세이브)을 챙겨 데뷔 후 첫 10승을 눈 앞에 뒀고 지난해 신인왕 임태훈은 2년차 징크스 우려를 말끔히 털어내고 5승(3패3세이브) 13홀드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선발진이 약해 고초를 겪었던 두산은 둘의 맹활약에 4~5월 위기를 넘을 수 있었고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14일 현재 선두 SK에 5.5게임차까지 따라 붙었다.

불펜 투수로 매일 대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체력 소모가 많지만 이들의 팀 공헌도는 놀라울 따름이다.

이재우와 임태훈은 14승 24홀드 5세이브를 합작했다.

두산이 올린 49승(33패) 중 구원승이 23승인데 61%를 이들이 올린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팽팽한 승부가 이어질 때는 둘을 동시에 투입해 19승(8패)이나 챙기며 재미를 봤다.

동시 출격했을 때 이재우는 3승 1세이브, 9홀드를, 임태훈은 3승3패1세이브, 9홀드를 각각 올려 이길 때 꼭 출동하는 '필승 공식'임을 재차 입증했다.

시속 150㎞ 안팎의 빠른 볼을 뿌리는 이들은 슬라이더와 반포크볼(이재우), 느린 커브와 체인지업(임태훈)으로 주무기를 특화했다.

비슷한 스타일의 정통파 투수가 잇달아 마운드에 오르더라도 상대 타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도록 변화를 준 셈이다.

'노련미'(이재우)와 '배짱'(임태훈)이라는 코드가 절묘한 호흡을 이루고 있다.

이재우가 두산이 치른 82경기의 절반이 넘는 46게임에 출전, 38게임에 나간 임태훈보다 더 많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투구 이닝 수는 58⅔이닝(이재우), 59이닝(임태훈)으로 비슷하다.

평균 1⅓이닝씩 던진 이재우가 마무리 투수 전에 등판해 1이닝을 소화하는 전통적인 셋업맨에 가깝다면 젊은 임태훈은 그보다는 약간 길게 던질 수 있어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트여준다.

김경문 감독은 두 선수의 컨디션과 상대 타선의 데이터, 경기 흐름에 따라 골라 쓰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는데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최대한 승수를 쌓아 2위를 굳히려는 김 감독의 계획상 이재우와 임태훈은 이달 말까지 더욱 분주히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2승 평균자책점 1.60으로 호투 중인 김상현까지 계투진에 가세한 두산은 불펜 삼총사로 한여름을 이겨낼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