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주택을 은행 등에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린 사람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 9.1%를 넘어선 데 이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역시 최고금리가 연 8%대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당분간 더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 담보대출자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대출자 이자부담 급증

변동금리형 주택대출의 기준금리인 CD 금리는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일 연 5.37%이던 것이 지난 주말(11일)에는 5.46%로 높아졌다. 불과 9일만에 0.09%포인트나 오른 셈이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변동금리형 대출 금리가 치솟고 있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은행 등은 CD 금리 인상을 반영해 이번 주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0.06~0.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3월 중순에 비해 0.3%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은행에서 2억원을 빌려 쓴 사람이라면 연간 이자부담액이 4개월 새 60만원 늘어났다는 얘기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자지출 부담이 이처럼 늘어남에 따라 가계형편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인상은 신규 대출자뿐만 아니라 이미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산 사람들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에 그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005년 말 연 6.33%에서 2006년 말 6.56%,지난해 말 7.13%로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연 7% 초반에서 움직여왔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229조원이었다.

여기에다 농협 등 일부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마저 인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산금리는 신규 대출자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 대출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대출금리 더 오를 듯

최근 CD 금리를 밀어올리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책금리가 조만간 인상될 것이란 기대감이다. 이성태 총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정책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CD 금리가 곧바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본질적으로 부여받은 임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향후 정책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은행들이 CD 발행을 늘리고 있는 점도 CD 금리 상승 및 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CD 순발행액은 지난 4월 이후 매달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3개월물 CD를 찾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은행채보다 조달비용이 다소 낮아 최근 CD 발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CD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만 반영해도 CD 금리가 지금보다 0.2~0.3%포인트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CD 금리가 연 5.7%대 중반까지 뛸 수 있다는 의미다.

주용석/이태훈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