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더위가 다음주까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프로야구 각 구단 야수진의 집중력, 특히 수비 실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금주, 득점력이 많이 떨어졌다.

두 자릿수 점수를 쉽게 뽑던 SK, 한화 등도 선수들의 체력이 무더위로 고갈되면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투수들의 어깨는 무더위로 쉽게 풀려 힘을 내는 반면 4개월째 1주일에 6일씩 장기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야수들의 컨디션은 저하되고 스윙도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시점이어서 더욱 그렇다.

점수가 안 날수록 실책으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 순위 싸움이 격해지는 요즘 야수진은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약팀일수록 실책은 제 집의 대들보처럼 크게 보이기 마련이다.

두산에 잠실 3연전을 모두 내준 LG는 9일과 10일 결정적인 실책으로 한번에 무너졌다.

9일에는 1회 무사 1루에서 고영민의 땅볼을 잡아 병살을 노리던 2루수 박경수가 1루 악송구를 했고 이후 위기가 계속되면서 4점이나 줬다.

10일에도 0-1로 뒤진 5회 1사 1,2루에서 오재원의 땅볼을 걷어낸 박경수가 다시 1루에 악송구를 하면서 승부추가 급격히 기울어 3점이나 헌납했다.

KIA는 9~10일 한화와 광주 홈경기에서 신인 유격수 김선빈이 두 차례나 뜬공을 오판하는 바람에 한화에 무릎을 꿇었다.

롯데도 9일 우리전에서 2회 중견수 김주찬의 송구 실책으로 2점을 쉽게 내주면서 끌려가다 결국 4-9로 졌다.

공수 난조로 고전 중인 LG는 실책 탓에 좀처럼 꼴찌탈출 해법을 못 찾고 있고 지난 주말 삼성에 3연승 하면서 중위권 도약을 코 앞에 뒀던 KIA 역시 1승이 중차대한 시기, 어이없는 실책으로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지도력으로 모처럼 가을 축제 참가를 노리는 롯데는 팀 실책이 64개로 SK와 함께 가장 많은데 시즌 초부터 지적됐던 주루 및 수비에서의 맥없는 실수가 호전되지 않으면서 4강 유지가 힘겨워질 수 있다.

329게임을 치른 10일 현재 실책은 총 429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327경기 447개)에 비해 줄었다.

수치는 떨어졌지만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책이 속출하면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금주 끝난 12경기 중 6경기가 실책에서 명암이 교차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팀 마다 전력 분석은 이미 끝난 상황에서 막판 체력과 집중력 싸움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팀의 윤곽이 결정되는 시기다.

실책을 줄이는 길이 곧 승리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