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매년 7월 중순에 개최했던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올해부터는 격년제로 열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일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1년마다 열다 보니 개최 주기가 너무 짧아 기술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올해부터 격년제로 개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올해는 전시회를 건너 뛰고 내년 7월에 열 계획이다.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는 1993년 이건희 전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도입한 삼성그룹의 최대 기술 전시회로 매년 7월 중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려왔다.

삼성전자,전기,SDI 등 그룹 내 주요 전자 계열사 제품과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만든 제품을 비교해 장ㆍ단점을 파악하는 행사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LCD TV를 일본 소니나 LG전자의 TV와 같이 진열해 놓고 화질,음질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ㆍ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전시회는 이건희 전 회장이 직접 참석해 계열사 사장들을 격려하거나 질책하는 행사로 유명하다.

이 전 회장은 작년 전시회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의 수율(완성품 생산비율)이 경쟁사인 하이닉스반도체에 뒤졌던 점을 강하게 질책했다.

전시회 격년제 개최와 관련,삼성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과 맞물려 삼성의 기술경쟁력을 더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이 반도체,LCD 등에서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이 전 회장이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통해 각사 CEO(최고경영자)들에게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라며 "향후 각사 독립경영체제에서 이전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