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CJ헬로비전 씨앤앰 HCN 큐릭스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이 '콘텐츠 파워 키우기'에 나섰다.

최근 들어 취재기자 채용을 늘리며 지역 보도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교육ㆍ문화 프로그램도 신설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자체 채널의 질을 높여 지역 미디어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최대 MSO인 씨앤앰은 최근 업계 처음으로 디지털 보도정보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취재기자 3명과 앵커 1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씨앤앰은 뉴스 콘텐츠를 통신사 및 케이블 보도 채널 등에도 제공하고 있다.

씨앤앰 관계자는 "하루에 세 번 실시간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300명이 넘는 시민 기자들이 만드는 '시민기자 리포트'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HCN과 CJ그룹 계열 CJ헬로비전도 최근 취재기자 등을 공개 채용하며 보도 프로그램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케이블TV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큐릭스는 올초부터 실시간 생방송 뉴스를 시작했다.

방송기자를 추가 채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방송업계의 한 전문가는 "MSO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보도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면서 지역 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현행 방송법 상 보도 범위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보도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방송법상 유선방송사업자는 해당 방송 구역 또는 방송 구역이 속한 광역자치단체 내의 지역 보도 프로그램만 내보낼 수 있으며 해설과 논평은 할 수 없게 돼 있다.

김진경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장은 "MSO들이 뉴스 등 지역 정보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은 인터넷TV(IPTV) 등에 대항해 '지역 기반'이라는 케이블TV만의 차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언론 기능을 보강한다기보다는 지역민들의 반응을 이끌어내 케이블TV를 홍보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SO들은 보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최근엔 교육,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며 콘텐츠 역량을 키우고 있다.

HCN이 문화예술 전문 채널인 예당아트TV와 공동 기획한 'S통씬(Stage通Scene)'은 연극 뮤지컬 등 각종 문화 정보를 제공하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씨앤앰이 최근 선보인 시청자 노래방 프로그램인 '즐거운 오후 3시(즐오삼)'는 새로운 개념의 구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국내 최대 MSO인 티브로드는 'TV 신문고'라는 프로그램을 내보내며 지역 사회의 민원 해결을 돕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프로그램 공급사(PP)의 무대로 여겨졌던 콘텐츠 분야에서 MSO들이 점점 힘을 키우는 추세"라며 "지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케이블TV를 알리자는 공감대가 MSO들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