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시장에서 중국 인도 베트남 펀드를 '미운 오리 3인방'이라 부른다.

올 상반기에 수익률이 안 좋은 데다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 이들 3인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가 투자자들의 큰 관심사다.

쉽지 않지만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필자가 올 2월24일자 국제경제읽기에 쓴 칼럼의 일부를 원문 그대로 적어 놓는다.

"21세기 성장트렌드를 놓고 볼 때 브릭스 친디아는 중장기적으로 유망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처럼 펀드보유기간이 평균 1년인 국가에서는 현재 글로벌 증시의 양대 악재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덜 받아야 일반인이 안심하게 펀드를 보유할 수 있고 중장기 펀드투자 문화를 앞당길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은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고 세계 최대의 원자재 수요국이다.

인도도 미국의 최대인력 아웃소싱 국가이자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는 글로벌 증시의 양대 악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반면 브릭스 가운데 브라질과 러시아,아프리카 일부 국가,중동 산유국,그리고 동남아 국가는 대미 경제의존도가 낮고 원자재 수요국이 아니라 공급국이다.

당분간 양대 악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이들 국가를 통칭하는 브람스(BRAMs,표 참조)가 비교적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높다."

일단 상반기에는 이들 3인방보다 브람스를 대상으로 한 펀드의 수익률이 높았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21세기 성장동인을 보면 △거시기조가 분배보다는 성장을 우선하는 국가일수록 △경제원리로 정부의 간섭은 최소한에 그치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국가일수록 고성장한다.

또 △인구수가 많고 경제연령을 젊게 유지하고 △부존자원이 많을수록 성장률이 높다.

이 밖에 △정보기술(IT)과 제조업 간 균형을 유지하는 국가 △영어공용권에 속하는 국가일수록 비교적 오랫동안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런 21세기 성장동인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중국과 인도가 유망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원자재 가격의 충격으로부터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국가이기도 하다.

올 하반기에도 이들 양대 악재가 언제 어느 정도 누그러지느냐가 펀드 실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베트남 펀드를 평가하려면 성숙국,신흥국,프런티어 마켓으로 구분되는 글로벌 시장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이 속한 프런티어 마켓은 글로벌 증시가 선순환할 때 주가는 프런티어→신흥국→성숙국 순으로 많이 오르다가 악순환할 때에도 동일한 순서로 많이 떨어진다.

그만큼 거품이 쉽게 발생하고 상황이 바뀌면 한순간에 붕괴(boom&burst)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 프런티어 마켓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보기도 싫은 '미운 오리 3인방' 펀드는 단기보다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임에는 분명하다.

오히려 1년 이상 긴 호흡을 갖고 보유할 수 있는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들 국가의 성장성에 비춰볼 때 올 하반기는 신규로 가입하는 좋은 시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아무리 1년 이상 투자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가입한 사람이라도 가입 즉시 주가가 떨어져 평생 모은 재산이 한 순간에 줄어든다면(그럴 경우가 많음) 여기에 버틸 사람은 없다.

이 때문에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사들은 이 기간에 발생한 투자자의 상처를 적극 아우르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럴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