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생활 노하우를 들어보기 위해 한국경제신문이 초대한 4명의 여성들은 거칠기로 소문난 금융계 '밑바닥'에서 살아남아 회사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1964년생 동갑내기인 왕미화 신한은행 성산지점장과 임찬희 기업은행 여의도한국증권지점 PB팀장은 국내에 프라이빗 뱅킹(PB) 개념이 도입된 2000년대 초반부터 PB업무를 시작한 여성 PB업계의 선구자들이다.

신한은행 서소문지점,본점 인사부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왕 지점장은 2002년 신한은행의 대표 PB센터인 강남센터로 자리를 옮긴 이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는 여성 특유의 성실함에 '악바리' 근성까지 더해 신한은행을 대표하는 PB팀장으로 커갔다.

급기야 2005년에는 그해 신설된 'PB 영업부문 최우수상'을 받는 '사고'까지 쳤다.

잘 나가기로는 임 팀장 역시 만만치 않다.

입사 21년차에 PB팀장 경력만 7년차로 기업은행 내 80여명 여성 PB팀장 가운데 최고참급에 속한다.

2003년 행내 PB팀장 평가에서 '넘버1'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 전국 우수 PB팀장 △2005년 상반기 평가 1위 △2007년 상반기 기업은행 예금왕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삼성생명 사내방송을 통해 동료 파이낸셜 플래너(FP)들을 대상으로 고객 응대 방법 등을 가르치는 윤선애 FP는 사내에서 'FP들의 선생님'으로 통한다.

입사 13년차로 현재 백만불원탁회의(MDRT) 가입자들의 3배 실적을 올려야 가입할 수 있는 COT 회원 7년차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2800여 MDRT 회원을 보유해 'FP들의 천국'으로 불린다"며 "신입 FP들의 롤 모델로 윤 팀장을 선정,그의 영업 방식을 신입 FP 교육용 방송으로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는 점을 봐도 그가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해 이번 인터뷰 참가자들 가운데 가장 '주니어'인 이현진 미래에셋증권 서초로지점 AM팀장은 전형적인 신세대 아줌마 직장인이다.

1999년 씨티은행에 입사해 우리투자증권을 거쳐 2002년에 미래에셋 초창기 멤버로 합류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한 동료 직원은 "이 팀장은 전국 152개 미래에셋증권 지점 가운데서도 최고로 꼽히는 도곡동 타워팰리스지점과 서초로지점 등을 거쳤고 두 곳 모두에서 최고의 '에이스' 대접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들이 회사 내ㆍ외부에서 이처럼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노력의 결과다.

이들은 모두 오전 6시 이전에 기상해 늦어도 7~8시에는 사무실에 도착하는 '얼리 버드'들로 아침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게 특징이다.

이현진 AM팀장을 예로 들면 △오전 6시 이전에 일어나자마자 새벽 미국 시장 마감지수를 확인하고 △7시까지 회사에 출근해 △8~9시에는 지점 홍보활동에 참여한 뒤 △9시부터 정상 근무에 들어가는 생활패턴을 거의 매일 유지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