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베이징 올림픽 이후 경착륙하리란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부담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간의 높은 성장 속도로 인한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의 폭설과 5월의 쓰촨(四川)성 대지진 및 남부의 홍수 피해가 겹치면서 각 경제 주체가 느끼는 부담도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상하이 지점의 스티브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할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미 올해가 중국 경제에 가장 넘기기 어려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림픽 이후 경기 후퇴의 우려마저 나온다.

그린은 "중국의 황금기는 끝났으며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의 최대 수출 대상 국가인 미국에서의 수출량 증가는 이제 `제로'에 가까운 반면 유럽을 상대로 한 수출은 여전히 미미하다.

여전히 8억명에 이르는 농촌 인구가 극빈층에 속하는 중국 경제의 한계도 부각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몸담았던 저명한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쓰촨성 지진에서 중국 당국이 보여준 구호 능력은 선진국 수준이었지만 재난에 따른 피해 상황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했다"고 진단했다.

물론 지진 이후 복구 노력이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도이체방크는 이를 토대로 올해의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10.0%에서 10.7%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 스스로도 경제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성장의 속도에 브레이크를 걸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가 식량가의 19.9% 급등으로 인해 7.7%나 솟구치는 등 높은 인플레 압박은 중국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까지 중국 정부가,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금리인상이나 위안화의 추가 평가절상 등 강도높은 정책수단을 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그린은 분석했다.

올림픽 이후의 상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그린은 중국 경제의 토대가 건실하기 때문에 현재 인플레 압박 등 현실은 고통스럽긴 해도 '재난' 수준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dpa=연합뉴스)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