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노이버 < 하나UBS자산운용 대표 andreas.neuber@ubs-hana.com >

오늘이 마지막 글이다.

외국인인 나는 지난 8주 동안 한국 분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을 썼던 지난 두 달은 내게 아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특히 많은 분들이 지난번 에세이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 소감을 보내 주셨기에,이번에는 짧은 우화 하나를 소개하면서 '격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개구리 여러 마리가 떼지어 숲 속에서 즐겁게 뛰어놀고 있었다.그러던 중 두 마리가 깊은 웅덩이에 빠지고 말았다.나머지 개구리들이 웅덩이 주변에 모여 친구들을 어떻게 도울까 고민했다.하지만 웅덩이가 꽤 깊다는 것을 알고는 이내 희망이 없다고 판단,웅덩이에 빠진 친구들에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외쳤다.그 중에는 왜 조심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하는 개구리도 있었고,일부는 포기하는 수밖에 없겠다며 슬피 우는 개구리도 있었다.

하지만 웅덩이에 빠진 개구리들은 있는 힘을 다해 바닥으로부터 튀어올라 오려고 바둥거렸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흐르자 기진맥진해진 한 마리는 친구들의 말대로 포기해 웅덩이 바닥에서 죽고 말았다.다른 한 마리는 온갖 힘을 다해 튀어오르려고 했다.지치고 기력이 떨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점프를 시도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친구 개구리들이 다시 소리 치기 시작했다.운명을 받아들이고 포기하라고.그래도 웅덩이 속 개구리는 포기하지 않고 더 힘껏 점프를 했다.그러던 중 기적이 일어났다.

개구리가 결국 웅덩이 밖으로 튀어올라 온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개구리들은 모두 기뻐하며 살아 나온 친구를 둘러싸고 물었다.

"우리가 그렇게 포기하라고 외쳤는데 왜 포기를 안 했니?" 살아 나온 개구리는 본인이 귀머거리라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 입 모양을 보고서야 질문을 알아들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덧붙이길,친구 개구리들이 손짓하고 소리 치는 모습을 보고 힘 내라는 응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친구들이 포기하라고 외쳤던 말을 격려로 착각한 탓에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작은 이야기 속에는 큰 교훈이 담겨 있다.내가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격려 한마디가 절망에 빠진 사람을 살리고,지친 사람에게 활력을 주고,힘든 하루를 견딜 수 있게 하는 힘을 준다는 사실이다.반대로 질책은 상처를 남기고,희망과 의욕에 차 있던 사람에게도 절망을 줄 수 있다.

그동안 에세이를 통해 만났던 독자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