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각각을 대표하는 유통업태인 백화점과 할인점을 앞세워 중국 베이징(北京)에 진출한다.

이들 업체는 비록 서로를 견제하는 라이벌 관계이지만 내수 위주의 유통산업도 수출시대를 맞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목소리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의미부여를 희망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작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첫 해외점포를 낸 데 이어 내달말 베이징에 제2호 해외점포를 오픈하기로 했다.

롯데쇼핑과 중국측 파트너가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절반씩 투자한 베이징점은 8만3천400 ㎡ 연면적에 3만6천60 ㎡의 영업면적을 갖춘 대형점포다.

이날 현재 입점이 확정된 브랜드는 해외명품 24개, 한국산 제품 77개, 중국산 제품 61개, 해외 브랜드를 차용한 중국산 제품 200개 등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진로, 국순당, 비너스, 비비안, 에스콰이어, 엘칸토, 영에이지, 맨스타 등 한국에서 널리 알려져있는 브랜드가 모두 깔린다"면서 "기업가 등 고소득 신흥 상류층 고객을 주요 타깃삼아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한국의 명동처럼 대표적인 쇼핑.관광의 중심지에 점포를 낸 만큼 신흥 상류층 외에 폭넓은 다른 고객층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이고 "무엇보다 다양한 한국 브랜드 제품의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한국 백화점의 우수성을 전파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 이마트는 내달말 베이징에 첫 점포를 열고 중국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이마트는 중국에 이미 12개 점포를 열었으나 베이징에 점포를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매장은 지하 1층-지상 4층에 7천475㎡ 크기로 들어서며, 같은 건물의 지상 5층-14층에는 오피스텔이 지어진다.

이마트는 이를 계기로 향후 베이징과 텐진(天津) 등 화북지역에 점포 14곳을 오픈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2년까지 점포 수를 70여개로 늘린다는 장기비전을 갖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에 문여는 베이징 점포 주변 3㎞ 반경에는 20만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면서 상권 형성에 기대감을 표시한 뒤 "특히 롯데마트가 인수한 마크로 매장이 300m 거리에 있다"고 말해 치열한 상권 다툼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