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출범하는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강정원 국민은행장 말고도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이 포함돼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KB금융지주 회장엔 강 행장이 '무혈입성(無血入城)'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황 전 회장 등이 막판 급부상함으로써 예측 불허 양상으로 흘러갈 조짐이다.

황 전 회장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KB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서 회장 후보로 인터뷰에 응하겠느냐는 요청을 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회추위에서 우리금융지주를 3년간 이끈 것과 지주 체제에서 LG증권을 인수합병(M&A)한 경험 등을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경쟁 금융회사의 CEO 후보로 참여하는 것이 괜찮은지 등을 심사숙고하고 있으며 아직 인터뷰에 응할지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선 그러나 황 전 회장이 인터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황 전 회장이 이전에는 KB금융지주 회장에 뜻이 없다고 했으나 회추위가 적극 요청한 만큼 인터뷰에 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 전 회장 카드가 막판에 떠오른 것은 KB금융지주가 은행 증권 2금융 등 다양한 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증권과 은행 등에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이미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서 검증이 됐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회추위는 최종 면접 대상자로 황 전 회장 외에도 강 행장,이덕훈 전 우리은행장,다른 민간 금융회사 CEO 1명 등 총 4명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군에 들었던 김석동ㆍ진동수 전 재정경제부 차관은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진 전 차관은 수출입은행장 후보 3인 중 하나다.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대한 면접은 다음 주 중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에선 황 전 회장이 인터뷰에 응할 경우 KB금융지주 회장은 강 행장과 황 전 회장의 2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엔 강 행장이 자연스럽게 지주 회장으로 선출되고 지주 회장과 행장을 겸임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회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회장 추천을 위해 후보군을 넓혔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선 황 전 회장이 이명박 캠프에 몸담았다는 것이 배경으로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겸임 혹은 분리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경영구조 문제는 최종적으로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것이며 현재로선 각 방안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선 만약 강 행장이 지주 회장으로 선임된다면 겸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회장에 강 행장 외 다른 인사가 선임된다면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고 강 행장이 행장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국민은행 이사회는 7월 중순까지 회장 공모와 선임을 마치고 이사회를 구성한 뒤 7월25일까지 금융위원회에 이사회 명단을 제출할 예정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