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노조와 인천지역 건설현장 시공업체들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파업에 따른 공사 차질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건설노조 인천지부는 파업 6일째인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송도국제도시 내 각종 건설현장의 시공을 맡고 있는 포스코건설 등 13개 원.하청업체와 협상을 가졌지만 핵심 쟁점인 운반비 인상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양측은 표준계약서 내용대로 1일 8시간, 월 200시간 건설기계를 가동하고 유류는 건설시공사가 현장에서 공급한다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건설노조 측이 운반비를 1일 25만원 지급할 것을 요구한 반면 시공사 측은 20만원 가량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합의에 실패했다.

건설노조와 송도국제도시 내 시공업체들은 오는 23일 다시 협상을 갖고 운반비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인천에서는 건설노조가 이달 16일 파업에 돌입한 이후 공사금액 100억원 이상 건설현장 102곳 가운데 영종하늘도시, 송도국제도시, 청라지구 등지의 45개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고 있다.

건설노조가 지난달 23일 운행 거부를 시작한 영종하늘도시 공사가 1개월째 전면 중단된 상태이고, 한국토지공사가 부지를 조성중인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도 현장에서 흙을 운반하는 건설노조 소속 덤프트럭 61대가 모두 운행을 거부해 공사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서는 1공구 기반시설공사가 중지됐고, 송도 6, 8공구 공유수면매립 역시 호안 축조공사가 중단됐다.

송도 u-City 홍보체험관 건립현장의 흙 배출과 송도 3공구 기반시설공사의 사토작업도 멈췄다.

건설노조와 시공업체들은 이달 18일 영종하늘도시, 20일 청라지구 등 대규모 현장별로 협상을 벌였지만 잇따라 결렬돼 앞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천시는 건설노조의 현장 복귀와 건설현장 정상화를 위해 건설사들에 대해 건설기계 임대차 표준계약서 이행과 운반비 현실화 등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표준계약서 체결 실적 점검과 현장 행정지도를 벌이기로 했다.

건설노조 인천지부는 22일에는 개별 현장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오후 2시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리는 건설노동자 결의대회에 조합원 4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s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