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콤 "촛불시위 확산 막으려는 의도"

검찰 "'아프리카'는 수사 대상 아니다"



영화 불법 유통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대형 웹하드 업체 대표들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줄줄이 검찰에 구속됐다.

하지만 이번 구속자 중에는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생중계로 유명세를 얻은 동영상 사이트 아프리카를 운영하는 ㈜나우콤 문용식 대표도 포함돼 있어 해당 업체와 네티즌들은 촛불집회 확산을 막으려는 정치적 탄압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구본진 부장검사)는 17일 저작권이 있는 영화 파일의 불법 유통에 관여한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피디박스ㆍ클럽박스를 운영하는 나우콤의 문 대표 등 웹하드 업체 대표 5명을 구속했다.

대표가 구속된 나우콤, 미디어네트웍스(엠파일), 아이서브(폴더플러스), 한국유비쿼터스기술센터(엔디스크), 이지원(위디스크)은 국내 최대 규모의 웹하드 업체들로서 합계 회원 수는 우리나라 국민 수의 절반에 가까운 2천338만명, 작년 총 매출액은 740억원에 이른다.

검찰에 따르면 문 대표 등은 영화 파일을 직업적으로 올리는 이른바 `헤비 업로더'들에게 다운로더들로부터 받은 돈의 10% 가량을 주며 저작권 파일의 불법 유통을 부추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소수의 헤비 업로더가 영화 파일을 올리는 일을 도맡고 있어 이들만 적극적으로 감시해도 효과적으로 불법 영화 유통을 막을 수 있는데도 문제의 업체들이 형식적 금칙어(검색이 금지되는 되는 단어)만 설정해 놓는 등 저작권 보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은 저작권 문제가 있는 파일을 지우려는 시도를 한 데 비해 문제의 업체들은 불법 유통의 방조를 넘어 공모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공동 정범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영화계의 고발에 따라 검찰은 지난 4월 위 업체 5곳과 케이티하이텔(아이디스크), 소프트라인(토토디스크 토토팸), 유즈인터렉티브(와와디스크) 등 대형 웹하드 업체 8곳을 동시 압수수색해 회원 명부와 요금 징수, 수익 등의 내역이 저장된 하드 디스크와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에 구속된 웹하드 업체 대표들 말고도 검찰은 수사 착수 이후 연인원 435만 명에게 영화를 뿌려 1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올린 헤비업로더 1명과 속칭 `릴리스팀'이라고 불리는 영화 공급책 4명 등 5명을 구속했었다.

한편 나우콤은 자사가 피디박스와 별도 운영 중인 동영상 사이트 아프리카를 통해 "우리는 다른 업체와 달리 저작권 침해를 조장하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았다"며 "700만명 이상이 생방송으로 촛불집회를 시청했을 정도로 아프리카가 온라인 시위의 메카로 떠오르자 촛불시위의 확산을 막으려는 당국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나우콤 대표는 피디박스의 운영과 관련해 구속한 것이며 같은 업체가 운영하는 아프리카는 애초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이 수사는 촛불집회가 본격화되기 전인 4월부터 시작됐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