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축구 대표팀이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지난 대회 챔피언 그리스를 상대로 첫 승을 신고하며 기사회생했다.

또 스페인은 2연승으로 조별리그 선두를 질주, 남은 한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러시아는 15일 새벽(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발스 지젠하임에서 열린 유로2008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 33분에 터진 콘스탄틴 지리아노프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그리스를 1-0으로 제압했다.

지난 11일 스페인과 1차전에서 1-4 완패를 당했던 러시아는 이로써 1승1패(골득실 -2)를 거둬 스웨덴(1승1패.골득실 +1)에 이어 조 3위를 차지, 8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살렸다.

러시아는 스웨덴과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에서 8강행 티켓을 다툰다.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예선에서 받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지만 러시아는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탄탄한 조직력으로 전반 33분 첫 골을 뽑아냈다.

왼쪽 측면에서 올려진 크로스가 골문을 지나쳐 흐르는 것을 세르게이 세마크가 따라가 오른쪽 골라인 부근에서 문전으로 다시 띄어 올리자 지리아노프가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그리스 골키퍼 안토니오스 니코폴리디스는 순간 공을 쫓아 가다 잠시 골문을 비운 사이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기세가 오른 러시아는 후반에서도 최전방 공격수 로만 파블류첸코를 앞세워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파블류첸코는 후반 8분 왼쪽 측면을 돌파해 중거리 슛을 날린 뒤 후반 12분에도 왼발 대포알 슛이 그리스 오른쪽 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반격에 나선 그리스는 후반 15분 니코스 리베로폴로스를 빼고 공격수 테오파니스 게카스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지만 이렇다할 골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그리스는 후반 42분 러시아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유로2004에서 그리스의 깜짝 우승을 지휘한 오토 레하겔 감독은 스웨덴과 1차전 패배에 이어 2연패를 당해 8강 탈락이 확정됐다.

앞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 슈타디온에서 열린 같은 조 2차전에서는 스페인이 전반 15분 페르난도 토레스의 선제골과 후반 인저리타임 다비드 비야의 결승골로 전반 34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한 골을 넣은 스웨덴을 2-1로 제압했다.

스페인은 지난 11일 러시아와 1차전 승리에 이은 2연승 행진으로 승점 6을 얻어 D조 선두를 달렸다.

스페인은 19일 잘츠부르크에서 그리스와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1승1패를 각각 기록한 스웨덴-러시아의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관계 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 8강행을 확정했다.

두 팀 간판 공격수들 간 대결에서는 두 골을 합작한 스페인 토레스와 비야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토레스와 비야를 투톱 선발로 내세운 스페인은 첫 골도 먼저 뽑았다.

전반 15분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가 아크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토레스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왼발로 밀어 넣어 선제골을 터뜨렸다.

스웨덴은 베테랑 공격수 이브라히모비치가 전반 33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골대 오른쪽을 향해 날린 오른발 슛이 그대로 골망을 출렁여 동점골로 연결됐다.

전반을 1-1로 마친 이후 팽팽한 접전이 후반 종료 직전까지 진행돼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첫 해트트릭 주인공 비야가 인저리 타임 때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비야는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호안 카프데빌라가 전방으로 길게 올려준 볼을 잡아 문전으로 달려간 뒤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비야는 이번 4호 골로 루카스 포돌스키(독일.3골)를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 섰다.

◆15일 전적
△유로2008 D조 조별리그
스페인(2승) 2-1 스웨덴(1승1패)
러시아(1승1패) 1-0 그리스(2패)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