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척중 10척..나머지도 5일에 한 번꼴 출어

"빚까지 내서 어선에 재투자했는데, 끝을 모르고 치솟는 면세유 값을 감당할 수 없어 출어를 포기했습니다.

올라도 정도껏 올라야죠."
소연평도 어민 이모(49) 씨는 12일 지난해에 비해 배 가량 뛴 면세유 값에 줄곧 한숨을 내쉬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옹진수산업협동조합이 집계한 어업면세유 가격은 이날 현재 1드럼(200ℓ)에 19만9천660원으로 지난해 6월의 10만900원에 비해 배 가량 치솟았다.

면세유 가격은 2006년의 경우 1드럼에 8만8천240원(1월)에서 8만8천760원(12월)으로 연중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지난해 초부터 매달 큰 폭으로 뛰기 시작해 현재 20만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연평어민들은 '고유가 직격탄'에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해 꽃게잡이 어선 52척 가운데 12척이 줄었다.

그나마 남은 40척 가운데 10척도 지금이 꽃게 성어기(3~6월)인 데도 어획량까지 줄어들자 아예 그물질을 멈춘 채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

나머지 30척의 어선들도 현상 유지라도 바라며 조업하고 있지만 수입이 면세유값과 어구 비용, 인건비 등의 총비용에 미치지 못해 보름에 3일 정도만 조업하고 있다.

연평어장은 꽃게 어획량은 2003년 2천181t에 달했지만 2004년 326t으로 급감한 뒤 2005년 363t, 2006년 149t으로 뚝 떨어졌다.

김재식 연평도 선주협의회장은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때문에 어획량이 갈수록 줄고 있는데, 올해는 면세유 가격까지 너무 올라 출어를 하면 할수록 손해"라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하루 출어를 하면 보통 면세유 70만원, 인건비 60만원, 어구 비용 30만원 등 160만원 가량이 들어 이를 충당하려면 꽃게 100㎏은 잡아야 하지만 어획량이 어선당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출어를 포기한 10척의 선주들 가운데 일부는 20~30년 지켜온 바다를 떠나지 못해 다른 어선의 선원으로 들어갔으며, 일부는 아예 바다를 등지고 노동일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김 회장은 "조업기가 끝나는 이달말이 되면 작년에 이어 감척을 희망하는 어민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업기가 끝나는 대로 뭍으로 나가 시와 정부를 상대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