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곳곳에서는 이미 물류차질 등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파업에는 예년과 달리 화물연대 비조합원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업들은 걱정하고 있다.

2003년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수천억원의 피해를 입었던 산업계에 다시 악몽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모습이다.

화물연대 총파업에 앞서 산하 지부ㆍ회 차원의 자체 파업이 시작되면서 산업계의 피해는 현실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단일 공장으로 국내 최대 규모(연산 60만t)의 인쇄용지공장인 한솔제지 장항공장은 지난 9일부터 지입차주들의 정문 봉쇄로 제품 출고가 일부 중단되고 있다.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 30여명이 차량 등으로 정문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제품 출고가 중단되면 하루에 2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다"며 "정문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화물연대 충남지부는 9일부터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출입구를 봉쇄하며 파업에 돌입,단지 내 입주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LG화학 삼성토탈 롯데대산유화 등은 생산제품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물연대 울산지부 현대카캐리어분회도 파업에 돌입하자 현대차 울산공장은 당장 하루 1000여대의 차량을 전국 13곳의 차량 출고센터로 옮기는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철도 운송을 늘리고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의 직할 운송을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상 운수업계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한진 동부익스프레스 세방 동방 KCTC 등의 업체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개인 차주와 따로 계약을 맺고 있어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업계는 육로 수송 화물의 상당부분을 철도 수송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거나 원자재를 들여오는 제조업체들 역시 피해가 불가피하다.

육상운송 업체들이 파업 여파로 화물을 제때 운송하지 못하면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

2003년 화물연대 총파업 당시 삼성전자는 한때 평소의 76%에 해당하는 물량을,LG전자는 70%가량을 출하하지 못했다.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체들도 국내에 유통되는 철강 제품 및 고철 운송에 일정부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환율 급등락,원자재가 인상에 물류대란 우려까지 겹치자 경제계는 "하반기 경기전망이 암울해졌다"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는만큼 노ㆍ사ㆍ정 간 결집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상열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이런 난국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노동자,정부,기업이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창민/김후진/김진수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