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고유가와 정국 불확실성에다 '중국 쇼크'까지 만나 엎친 데 덮친 형국이다.

코스피지수는 10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급락한 가운데 대형주가 대부분인 중국 관련주들의 하락으로 1.94% 떨어져 1770선을 가까스로 지켜냈다.

1770선은 60일과 120일선이 위치해 기술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데다 올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로도 바닥권(10.8배)으로 인식되는 의미를 가진 지수다.

전문가들은 중국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감과 12일 쿼드러플 위칭데이(지수선물·옵션 및 개별주식선물·옵션 동시만기일)를 앞둔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1770선을 지킨 만큼 주가가 바닥을 다지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외 쏟아지는 악재

코스피지수는 내각 일괄 사의에 이어 중국 상하이지수가 곤두박질치자 동반 급락했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전격적으로 1%포인트 올린 영향으로 7% 넘게 폭락해 4월18일의 종전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중국 증시 급락은 국내 증시에서 중국 관련주인 운수장비(-3.31%) 운수창고(-2.83%) 기계(-2.63%) 등의 하락세를 부추겼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이 금리 인상을 통한 추가 긴축에 나설 경우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급에도 악재가 겹쳤다.

리먼브러더스에서 촉발된 미 신용경색 재발 우려감으로 외국인은 27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쿼드러플 위칭데이 영향으로 3208억원의 프로그램 순매도가 쏟아졌다.

◆주가 바닥다지기

전문가들은 쏟아지는 악재 속에서도 1770선을 지킨 데 대해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아직 순매도 기조로 전환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주가 추세가 꺾였다기보다는 건전한 조정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정책 공조가 진행되고 있다"며 "고유가나 인플레이션에 의한 하락 압력이 절정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파트장은 유가와 환율,미 투자은행 실적 등 변수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추가적인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구조조정을 거친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업종이 유망해 보인다"며 "다만 중국 관련 업종은 중국 추가 긴축 우려감이 꾸준히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