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5일 "재협상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라며 "형식이 다를지는 모르지만 얻을 수 있는 결과는 재협상과 같은 게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국회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미국은 쇠고기 문제에 대한 한국민의 우려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재협상에 준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한 미국대사관은 서울과 워싱턴과 함께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대화 과정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한국인들이 더 배워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대화 내용이 언론에 와전돼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한국과 한국인을 존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며 "쇠고기 문제가 건강뿐 아니라 정치ㆍ문화적 문제가 됐음을 이해한다"고 해명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쇠고기 이슈가 한·미 관계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하겠다"며 "60년간 한·미 동맹에 금이 가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그러나 "한국과 미국과 같은 두 선진국 사이의 협상인 만큼 재협상은 어렵다"고 못박았다.

그는 사태 해결 방안으로 "민간업체 간 약정이 지켜지도록 미국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양국 정부가 고민 중"이라며 양국이 자율규제협정의 실현방안을 논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자리에서 강 대표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한국은 고유한 농경국가로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정서가 쇠고기에 스며 있다"며 "미 정부와 미국민,대사는 이런 독특한 문화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