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오바마와 매케인 중 누구를 밀어줄까.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각각 확정되면서 증권사,투자은행 등 월가의 금융업계가 어느 쪽에 베팅할지 흥미롭다.

5일 미국 비정부기구(NGO)인 센터 포 리스펀시브 폴리틱스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오바마는 약 790만달러를,매케인은 420만달러의 후원금을 월가에서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액수로만 보면 월가가 오바마를 더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매케인의 모금액은 공화당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보다 적은 규모다.

월가가 민주당과 공화당에 후원한 총액을 비교해도 선호도가 구분된다.

월가의 총 후원금 중 민주당 비중은 57%를 차지했다.

이런 추세가 오는 11월4일 대선일까지 이어진다면 민주당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월가 모금 경쟁에서 공화당을 누를 수 있을 전망이라고 이 기구는 예상했다.

후원금이 오바마와 민주당에 몰리는 것은 월가 특유의 이해타산적 '실리 추구'로 해석된다.

이라크 전쟁의 후유증과 경제난으로 공화당 소속인 부시 대통령의 실정이 여실히 부각된 데 영향을 받았다.

또 오바마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감안해 월가에 불리한 그의 무역정책(한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반대)과 세금정책(자본이득세와 배당세 인상)을 결국에는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물론 이 같은 단순한 후원금 비교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공화당은 후보 경선이 일찍 끝나 후원금이 상대적으로 적고,매케인 개인보다는 당 전국위원회에 후원금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힐러리는 7일 경선 패배를 공식 인정하고 오바마 지지를 천명할 예정이다.

힐러리가 오바마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