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야후에 겨눈 칼끝이 제리 양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겨냥하기 시작했다.

아이칸은 3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의도대로 야후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제리 양 CEO를 몰아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합병에 걸림돌인 제리 양을 축출한 뒤 합병을 성사시키겠다는 의도다.

아이칸은 MS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야후 경영진에 반기를 들고 이사회 장악을 위해 주주총회에서 위임장 대결을 선언한 상태다.

텍사스의 억만장자인 T 분 피켄스가 이끄는 BP캐피털과 존 폴슨의 폴슨앤드코 등 적지 않은 헤지펀드가 그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야후 경영진과 기세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야후 정기 주총은 오는 8월1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야후는 물론 제리 양의 운명도 이날 판가름날 전망이다.

아이칸은 "미국의 많은 CEO와 이사회에 대해 개인적으로 냉소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이번 MS와의 협상에서 제리 양이 보여준 행동은 놀라울 정도로 비이성적이었다"며 "제리 양이 CEO로 있는 한 MS는 새로운 인수 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그는 특히 야후가 MS의 인수를 막기 위해 '종업원 보호'로 포장된 '포이즌 필'(독소 조항)을 도입한 사실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합병시 떠나는 종업원들에게 막대한 보상을 제공토록 해 야후를 인수하려는 MS에 25억달러가량의 추가 부담을 지웠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야후는 성명을 내고 "제리 양과 이사진은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에 부합하는 MS의 어떤 제안도 고려한다는 일관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며 "아이칸의 주장은 이런 야후 경영진의 입장을 무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표면적 반박에도 불구,아이칸의 공세로 다급해진 야후 이사회는 이날 긴급 회동을 갖고 MS와의 제휴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