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업계 최초로 직접 해외 자원개발에 나섰던 대우증권이 최근 원자재값 급등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다음달이면 투자 원금을 모두 회수하고 300억원에 달하는 장기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증권사 유상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장은 "2006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유연탄광에 회사채 투자 형식으로 85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이 중 250만달러는 지난달까지 회수했고 다음달 말이면 남은 600만달러도 모두 돌려받게 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씨앗값'을 모두 거둬들이는 셈이다.

오는 8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열매'를 수확하게 된다. 유 부장은 "옵션 형태로 현지 개발업체의 지분 24%를 갖고 있는데, 향후 10년동안 300억원의 배당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채 이자로도 연 10% 가량의 수익을 올렸다.

인도네시아산 유연탄 가격은 2006년 당시 톤당 35~40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130달러까지 폭등한 상태다.

유 부장은 "유연탄 가격이 3배 이상 올랐고, 앞으로도 횡보 내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원은 이미 공급자 우위 시장이 됐기 때문에 캐 놓기만 하면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그만큼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대우증권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의 유연탄광과 철광석 광구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두 지역의 가채 매장량은 각각 4000만톤과 1억톤으로 수마트라섬 탄광의 2500만톤보다 훨씬 큰 규모다.

또 유 부장은 "인도네시아 외에도 카자흐스탄 유전 개발 및 몽골 지역의 유연탄과 금광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자원개발 사업에 속속 나서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은 지난 4월 말 카자흐스탄 투자회사인 카즈코메르츠 인베스트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자원개발과 부동산 등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석유와 우라늄, 구리, 밀 등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자원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6일 한국전력과 MOU를 맺고 중국 석탄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한전이 중국 산서성에서 개발 예정인 9억톤 규모의 석탄 광산 등의 재원 조달 주간사 역할을 맡은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직접 자본을 들여 투자할 지, 다른 투자자의 펀딩을 받을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그동안 유전펀드 주간사를 맡는 등 나름대로 자원개발 분야 스터디를 해 왔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