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근무시간은 평균 38~40시간이지만 얼마든지 늘리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질 수 있고 차종별 생산량도 늘 일정한 것은 아니니까요."

독일 뮌헨에서 북쪽으로 100㎞가량 떨어진 잉골슈타트의 아우디 본사 공장.지난 주말 찾아간 이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근무 체제의 유연성이었다.

법정 근로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주문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공장 안내를 맡은 발터 오버호퍼씨의 설명이었다.

근로자를 다른 생산 라인으로 이동시키는 전환 배치도 어려움 없이 이뤄진다.

회사 측이 전환 배치를 하려고 하면 근로자 본인이나 노조가 반대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특정 차종의 판매가 부진해 생산량이 줄어들면 해당 라인의 근로자는 일손을 놓다시피하게 되는 국내 자동차 업체와는 딴판이다.

오버호퍼씨는 "매달 열리는 노사 협의회를 통해 생산량과 근무 시간,생산 차종 등을 조정한다"며 "대부분 별다른 충돌 없이 합의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프레스 공장에서는 지게차가 쉴 새 없이 자재를 실어 나르고 프레스기는 굉음을 내며 연신 철판을 잘라 내고 있었다.

공장이 유난히 바빠 보인다고 말을 건네자 오버호퍼씨는 "주문이 밀려 생산 능력의 120%를 가동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공장이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 해외 공장에 엔진과 섀시(자동차의 뼈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한때 동유럽에 공장이 생기면서 독일 근로자들의 일감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나타난 결과는 정반대였던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해외 공장 증설 문제로 노사가 이견을 보이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이 같은 노사 화합 속에 아우디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96만4151대를 판매,336억1700만유로의 매출과 16억9200만유로의 순이익을 올렸다.

1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에 대한 대가로 직원들은 1인당 5000유로의 성과급을 받았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