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글로벌 로밍 1분기 48% 증가
SKT는 인바운드, KTF는 아웃바운드 증가율 높아

이제 휴대전화 이용자에게 물리적인 국경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게 됐다.

우리나라 사람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고나가 해외에서 국내로 전화를 걸고받는 것은 물론 반대로 외국인이 국내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와 본국과 통화하는 글로벌 로밍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 KTF[032390], LG텔레콤[032640]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올들어 1.4분기 글로벌 로밍 실적 합계는 167만7천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2만7천여건에 비해 48%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 이동통신 환경이 2G(세대)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에서 3G인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GSM(유럽이동통신방식)과 호환되기 때문이다.

WCDMA의 주파수 대역은 2.1㎓로 2G인 GSM의 900㎒와 다르지만 WCDMA는 GSM 모듈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어 호환이 가능하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 이동통신은 미국 등 북미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그것도 800㎒를 사용하는 SK텔레콤만 가능했고, 1.8㎓를 쓰는 KTF와 LGT는 로밍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통사 별로는 SK텔레콤의 경우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의 인바운드 로밍이 작년 1분기 16만9천517건에서 올해 1분기 31만3천568건으로 85%나 증가했으며, 반대인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으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로밍은 같은 기간 68만5천518건에서 86만5천387건으로 26% 많아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작년 3월부터 3G 전국망을 구축하면서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들이 자동로밍이 가능하게 돼 인바운드 로밍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남이섬 등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역에 전략적으로 3G 망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KTF도 로밍 전체 건수는 인바운드가 많지만, 증가율은 아웃바운드가 인바운드를 크게 앞질렀다.

이 회사는 아웃바운드 로밍 건수가 작년 1분기 4만9천명에서 올해 1분기 18만1천명으로 269%나 급증했고 인바운드는 같은 기간 19만6천명에서 27만5천명으로 40% 불어났다.

이 같은 결과는 2G에서 만년 2위로 뒤지다가 3G에서 SK텔레콤을 앞서고 있는 KTF가 전략적으로 해외 로밍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KTF는 현재 자동로밍이 가능한 WCDMA '쇼' 가입자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또 자동로밍이 가능한 국가가 140개국으로 127개국인 SK텔레콤을 앞서고 있다.

LG텔레콤은 여전히 1.8㎓ 주파수 대역의 2G에 머물러 있어 자동로밍 보다는 휴대전화를 빌려주는 임대로밍에 의존하고 있어 1분기 로밍 실적이 4만명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는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로밍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KTF는 아웃바운드 로밍을 늘리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어 SK텔레콤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