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사태로 촛불 집회가 시작된 지 한달만에 경찰이 처음으로 물대포를 사용했다.

경찰은 5월31일 밤 11시 45분께부터 청와대 인근 서울 효자동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진입을 시도하던 시위대에 살수차를 동원해 물대포를 쐈으며 이어 경복궁 앞과 동십자각 부근 등에서도 여러차례 물대포를 사용했다.

촛불문화제가 처음 가두시위로 번진 5월 24일 시위대 주변 길바닥에 살수차로 물을 뿌린 적은 있지만 시위대를 향해 직접 물을 분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청와대로 향하는 길 입구를 전경버스를 동원해 차벽을 구축했으나 시위대가 계속 진입을 시도하자 시위대 중앙을 향해 살수했다.

학생뿐 아니라 아이를 데려나온 시민들까지 흠뻑 젖는 등 혼란이 일자 시위대는 "다치니까 그만해라"고 항의하면서 전경버스를 밀어 흔들고 인도 쪽을 지키던 전ㆍ의경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예비군복을 입고 나온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에서 빼앗은 방패나 우산 등으로 물대포를 막아서기도 했다.

격분한 시위대는 플라스틱 물병을 전경버스 너머로 경찰에 던지며 격렬히 반발했고 흥분한 일부 전경이 맨 앞열에 있던 시민들에게 방패를 휘두르기도 했다.

몇몇 시민들은 "경찰이 폭력시위를 유도하는 것이니 말려들면 안된다"고 자제를 호소하기도 했으나 격앙된 시위대의 `전경버스 흔들기' 등 몸싸움이 계속됐다.

경찰은 이날 전ㆍ의경들과 심하게 몸싸움을 벌인 시위자 1명, 버스 위에 올라가려던 시위자 2명 등을 연행했으나 정확한 연행자 수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이준삼 신재우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