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유가 폭등으로 나라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선 외국 에너지 메이저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중 21세기 들어 비산유국에서 산유국으로 변신한 프랑스와 스페인이 주목된다.

두 나라는 초대형 M&A(인수·합병)와 전폭적인 정부 지원으로 토탈과 렙솔YPF 같은 글로벌 석유 메이저를 육성,석유 자주개발률을 각각 95%와 44%(2005년 기준)까지 끌어올렸다.

토탈은 고유가 덕에 2006년 2272억7400만달러의 매출에 178억8700만달러의 이익을 남겼다.

이 같은 토탈의 급성장은 '메가톤급 M&A'에서 출발했다.

프랑스 양대 석유기업 토탈과 엘프(ELF)는 1999년 9월 합병을 공식 선언했다.

당시 통합회사의 직원만 13만2000여명에 달했고,토탈은 단숨에 세계 5대 메이저(현재는 10위)로 발돋움했다.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CFP(토탈의 전신)는 1924년 정부 출자로 설립됐고,이후 토탈과 엘프가 90년대 순차적으로 민영화될 때까지 정부는 출자 보조금 등 자금 지원과 함께 석유개발권 취득을 위해 외교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스페인의 경제 도약을 이끌고 있는 렙솔YPF도 비슷한 사례다.

렙솔YPF는 90년대 후반까지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전혀 주목받지 못했던 군소업체였지만,정부 주도의 M&A와 외교 지원 등으로 순식간에 급성장했다.

렙솔은 99년 아르헨티나 국영 석유기업인 YPF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에너지시장에서 '키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렙솔은 YPF를 인수하기 전에도 10여개 기업과 합병,지분 투자 등으로 몸집을 계속 키워온 것이다.

한국이 벤치마킹할 만한 가장 적합하고 현실적인 모델로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나스를 꼽을 수 있다.

74년 설립된 페트로나스는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말레이시아 정부 재정의 30% 이상을 담당할 정도다.

페트로나스의 강점은 해외 자원개발 시장에 대한 집중 투자를 들 수 있다.

수단,알제리,이집트 등 아프리카를 해외 자원개발의 전진기지로 삼아,연간 200억달러의 세전 이익 중 77%를 해외 자원개발로 벌어들이고 있다.

이렇게 번 돈은 다시 해외 자원개발에 투입된다.

또 우수 인재 유치도 페트로나스의 두드러진 경쟁력 가운데 하나.

페트로나스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테크놀로지 페트로나스(UDP)'라는 공과대학을 직접 운영,자원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