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 시장은 아시아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기에 제격이다."

26일 기자와 만난 세계 최대 게임업체 일렉트로닉 아츠(EA)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 핸즈온 모바일 코리아 인수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콘솔 게임이나 PC 게임에서 세계 시장을 평정한 EA가 연간 2000억여원 규모인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발판으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까지 넘보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시장을 노리는 곳은 EA뿐만이 아니다.

세계 2위 게임업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PC게임 '스타크래프트2'를 국내에 직접 유통시키겠다고 나섰다.

스타크래프트의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게임유통업체 한빛소프트가 한때 짭짤한 수익을 내자 국내 게임유통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이야기다.

글로벌 게임업체들이 이처럼 한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10년 전통의 게임업체 한빛소프트가 지난주 중소 게임 개발사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경영권을 넘겼다.

김영만 한빛소프트 회장은 "한빛소프트의 미래를 위해 잘 한 결정"이라고 강변했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빛소프트의 몰락은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헬게이트:런던 등 외국산 게임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로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게임업체 NHN과 CJ인터넷도 외국산 게임에 의존하는 건 마찬가지다.

이미 인기가 검증된 '반지의 제왕 온라인','진삼국무쌍 온라인','드래곤볼 온라인' 등을 경쟁적으로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

게임을 개발하는 데 드는 시간과 돈을 아끼고 이미 검증된 타이틀로 매출을 올려보자는 계산이다.

김양신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국내 대형 게임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개발사에 투자하려는 노력도 안 한다"고 개탄했다.

게임업계에선 "게임 종주국 자리를 미국이나 일본에 내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 한국인의 정서가 담긴 한국만의 독창적인 게임을 개발해 퍼뜨려야 한다"는 충고(일본 게임개발자 오카모토 요시후루)에 국내 게임업계가 모두 귀기울여야 할 때가 아닐까.

민지혜 산업부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