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객장에 가보면 종종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에 관한 기사를 포스터로 제작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언론에서 매년 펀드 수익률 랭킹에 관한 기사를 내 보내면 금융회사들은 이 기사를 영업 자료로 활용한다.

하지만 그 동안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수익률 1위 펀드는 그 다음 해에 대개 손실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수익률 1위 펀드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는 '생존 편향'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1위 펀드가 그 다음 해에도 계속 1위를 할 확률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현재 1위에 있다는,즉 생존해 있다는 사실에만 초점을 맞춰 투자하는 것이다.

수익률의 함정에 빠져 버린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A펀드는 한 해 큰 수익률을 낼 때는 60%,그 다음 해 손실이 클 때는 마이너스 50%를 기록한다고 하자.첫 해는 50% 손실을 냈다가 다음 해 60% 수익을 내는 식으로 10년을 반복한다고 가정한다.

반면 B펀드는 첫 해 0% 수익에 그친 후 다음 해 10% 수익을 내는 식으로 10년을 되풀이한다.

이 경우 수익률이 높지 않은 탓에 언론의 주목도 받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 나타나는 투자 결과는 우리의 예측과는 전혀 딴판이다.

두 펀드의 단순 평균 수익률은 50%로 동일하지만 10년 누적수익률 기준으로 커다란 격차가 발생한다.

A펀드는 -68%의 손실을 본 반면 B펀드는 60%의 수익률을 기록한다.

원리금 기준으로 무려 6배의 차이가 나타난다.

A펀드가 한 해에 큰 수익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이 펀드를 선택한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큰 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다.

이렇게 사뭇 다른 결과를 낳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복리 효과' 때문이다.

복리란 매년 발생한 이자나 수익이 재투자되는 것을 말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자나 수익이 없으면 재투자 효과를 얻을 수 없다.

A펀드와 B펀드의 사례에서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첫째,한 해 수익률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펀드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자칫 잘못하면 수익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둘째,버는 것보다 잃지 않거나 덜 잃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투자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이다.

한 해 많이 벌고 그 다음 해 투자 실적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펀드는 복리 효과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없다.

셋째,펀드 투자는 배우자를 구하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오랫동안 부부가 화목하게 살기 위해서는 잘 생기고 화려하고 변덕이 심한 사람보다는 무던한 현모양처형 인물을 배우자로 삼는 것이 좋다.

장기 투자를 위해서는 현모양처형 펀드를 고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lsggg@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