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강진 일주일째, 지진 발생 현장에서는 드물긴 하지만 여전히 기적적인 생환기가 들려오고 있다.

지진으로 무너져내린 건물 더미에 아내와 함께 갇혀 있던 왕즈쥔(40)씨.

온 몸을 짓누르는 시멘트 더미 속에서 숨쉬기가 점점 힘겨워지면서 왕씨는 그만 삶의 끈을 놓을까 갈등했지만 바로 곁에서 자신을 얼싸안은 아내의 격려에 희망을 포기할 수 없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죽게할 생각이었다면 바로 그렇게 했을 거예요.

" 아내는 자신들이 살아 있는 것은 하늘의 뜻이라며 왕씨의 용기를 북돋웠고, 두 사람은 결국 지진 발생 28시간만에 가까스로 구조됐다.

이 밖에도 원촨(汶川)현 잉슈(映秀)진에서 주민 57명이 구조되고 18일 베이촨(北川)현의 건물 더미에서 148시간만에 생존자가 구조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기적같은 생환에 대한 희망은 점점 잦아드는 분위기다.

아직도 수만명에 달하는 실종자의 행방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18일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자에 대한 희망이 점점 사그라들면서 복구 작업의 초점도 매몰자 구출보다는 시신 수습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시 당국이 19일부터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다행히 상당수 지역에서 홍수의 위협은 다소 가라앉은 상황이지만, 관계자들은 조만간 큰 비가 내려 남아 있는 391개의 댐 가운데 일부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밖에 여진으로 인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으며, 온도가 치솟으면서 사망자수도 늘어나고 있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지난 1976년 탕산 대지진 이래 최대 규모의 자연재해로 기록될 이번 지진의 심각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