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27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이 지진 피해로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음에 따라 발전용 경유 구매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골드만삭스가 하반기의 평균 국제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141달러로 대폭 상향조정한 영향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한때 배럴당 127.82달러까지 치솟아 1983년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처음 127달러선을 넘어섰다.

WTI는 전날 종가보다 2.17달러 오르면서 종가 기준 최고치인 배럴 당 126.2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에 0.3% 상승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6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장중에 배럴 당 126.34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아도 공급이 빡빡한 경유 수요가 중국의 지진 피해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골드만삭스가 유가 전망치를 크게 높인 것이 유가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지진 피해로 전체 전력생산 능력의 0.5% 가량이 가동중단된 상태여서 전력 공급을 위해 발전용 경유의 구매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페트로차이나 인터내셔널은 이미 6월 인도분 경유 290만배럴를 구입한 상태다.

노데아뱅크의 애널리스트인 티나 샐트베트는 중국이 지진으로 인한 전력시설 피해로 차질이 발생한 전력공급을 늘리기 위해 연료가 더 필요할 것이라며 중국 지진의 여파가 석유시장에 미칠 것임을 지적하고, 나이지리아 등의 무장세력 공격으로 인한 석유 생산차질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유가 상승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WTI 가격이 빡빡한 공급사정으로 인해 하반기에 평균 141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해 종전의 전망치인 107달러보다 32%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와 케프리 커리 애널리스트 등은 보고서에서 하반기 유가를 이같이 전망하고 유가가 내년에도 올라 평균 148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원유 공급이 빡빡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부족한데다 석유 공급 증가율은 연간 1% 감소하는 반면 세계 경제는 3.8% 가량 성장하는데 따른 불균형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유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에는 유가 평균치가 135.80달러, 4분기에는 145.6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