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본계 금융사인 M사는 최근 자금시장팀,업무팀,RM팀,글로벌프로젝트팀,리셉션,인사총무팀,국제금융팀,감사팀,비서팀,기업금융팀 등에서 28명의 인력을 템프스탭코리아라는 인재 파견 회사로부터 제공받았다.

1년 조건으로 파견직을 채용한 것이지만 나름대로 검증된 인력을 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것.회사 측은 근무성적 우수자 상당수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도 세워놨다.

#2.국내 소비재 생산업체인 W사는 지난해 후반 연봉 2200만원에 1년 계약으로 홍보팀과 비서팀 직원 2명을 인력 파견 전문회사로부터 구했다.

파견 인력의 업무 태도와 능력에 만족한 이 회사는 6개월 후 두 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취업난이 언제 해소될지 모르는 게 현실이다.




외국계 회사를 비롯해 상당수 회사들은 수시채용이 일반화된 데다 채용공고마저 제대로 내놓지 않고 알음알음으로 사람을 뽑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하길 꿈꾸는 경력직들이나 프리랜서를 꿈꾸는 경우 연줄이 없어 직장을 옮기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막히면 돌아가라고 했던가.

파견직을 취업의 발판으로 삼는 경우도 조금씩 늘고 있다.

파견직이라고 하면 아직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고 많은 경우 저임금.단순직이 많다.

실제로 불안 요인도 상존하고 파견업체의 중간수수료 과다 공제도 문제거리다.

그렇지만 인재 파견 전문회사를 이용,취업의 길을 모색하는 사람들도 있다.

쉽지는 않지만 파견직이라도 능력을 발휘,기회를 잘 활용하면 정규직으로 환골탈태할 수도 있기 때문다.

최근에는 미국과 일본,유럽의 대형 인재 파견 업체들도 국내 시장에서 속속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아직은 생소한 인재 파견 업체에 대해 알아본다.

◆국내 인재파견시장 현황

인재 파견이란 인재 파견 업체에 고용된 파견사원을 기업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파견사원의 소속은 근무업체가 아닌 파견업체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공급해 기업의 고용 유연성을 강화하고 근로자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취지로 도입됐다.

한국에서 파견법은 1992년부터 입안됐지만 법안이 통과돼 시행된 것은 1998년부터다.

이후 기업의 글로벌화가 강조되면서 2004년 약 5만명이던 파견 인구는 2007년 7만5000명으로 점차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노동부로부터 파견사업 허가를 받은 기업은 1208개에 달하며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기업은 1만670개에 이르고 있다.

'근로자 파견 우수기업 인증제'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파견 허용 업종도 현행 32개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제니엘,유니에스,스탭스 등의 인재 파견 업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일본의 템프스텝,미국의 맨파워,유럽의 아데코 등 글로벌 업체들도 잇따라 국내에 진출했다.

특히 외국계 인재 파견 업체들은 IT와 금융,식음료 분야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블루칼라 단순직 외에 화이트칼라 시장에서도 인재 파견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3년 전 한국시장에 진출한 일본계 템프스텝코리아는 약 2만명을 회원으로 구축,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을 중심으로 파견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템프스텝과 인재 파견 협약을 맺은 기업은 한국닌텐도,미스터도너츠코리아,파나소닉코리아,아메리칸 스탠다드 등이다.

국내에선 벤츠 승용차를 수입하는 한성자동차와 동부제철 등이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데코는 현재 6개의 지사와 12개의 현장 사무소를 운영하며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7만5000명의 인력 데이터베이스를 갖춘 이 회사는 대한생명,HP,CJ 등 국내외 300여개 회사에 2500명의 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계 맨파워는 1998년 국내 진출 이후 현재 총 360여개 고객사에 3000여명의 인재를 파견하고 있다.

서울 등 전국 7개소에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인재파견회사 어떻게 활용하나

파견업종은 캐셔나 제조,판촉,물류,사무보조 같은 단순노무직과 IT,영업,통역 등 고급 인력 분야로 크게 나뉜다.

최근에는 금융이나 마케팅 등에서 남다른 능력을 인정받는 프리랜서들의 참가도 느는 추세다.

인재 파견 회사에 접촉하는 방법은 인터넷 등을 통해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등록하거나 주요 취업박람회 등에 참가,파견 회사와 접촉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일부 취업교육 등의 기회를 활용할 수도 있다.

보통 인재 파견 회사에는 표준직무기술서를 작성,지원자의 '스펙'이 결정된다.

이 스펙에 따라 보통 취업 대상 업체 등이 정해지고 인성.직무능력 평가와 면접 등이 이뤄진다.

인재 파견 업체별로 기본적인 직무교육이나 고객사의 요구에 맞춘 맞춤형 교육이 실시되는 경우도 있다.

IT분야나 금융분야에선 자격증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근무하게 될 직장의 조직환경과 근무자 성향을 파악하고 교육하기도 한다.

숙련된 잡코디네이터가 후보자의 업무스킬과 적성을 엄격히 사전 체크하는 것.파견업체 영업사원이 고객 회사를 방문해 애로 사항이나 고충을 경청,이를 고객사의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사전에 파견사원과 계약 사업주 간 오해의 소지라든가 차별 발생 여지를 제거한다는 설명이다.

인재 파견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견직의 업무 능력을 충분한 검증기간을 통해 살펴본 기업들에서 파견기간이 끝난 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보통 파견직 임금은 2000만∼3500만원대가 대부분이지만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직급 파견직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