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SK텔에 수입 허용 … 법인 대상으로만 판매

휴대폰에서 이메일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세계적 인기를 모은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사의 블랙베리 단말기가 이르면 오는 8월께 국내에 출시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지식경제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갖고 리서치인모션이 개발한 블랙베리 휴대폰의 국내 출시를 허용키로 결정했다.

블랙베리 출시를 준비해 온 SK텔레콤은 방통위 신고절차를 마친 뒤 이르면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리서치인모션은 지난해부터 한국 진출을 타진했지만 무선인터넷 기능이 있는 휴대폰에는 한국식 무선인터넷표준플랫폼 위피(WIPI;휴대폰 무선인터넷을 가능케 하는 운영체제)를 의무 탑재해야 한다는 국내 법 때문에 실패한 적이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법인용 PDA는 위피를 의무 탑재해야 하는 휴대폰 대상이 아니다"며 "소프트웨어 진흥을 맡은 지식경제부에도 의견을 구했지만 블랙베리 출시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을 받았다"며 블랙베리 출시 허용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석은 위피 의무탑재 대상에 대한 방통위의 기존 해석을 스스로 뒤엎는 조치라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블랙잭은 블랙베리와 유사한 기능의 휴대폰임에도 상당한 개발비를 들여 위피를 탑재해 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이 PC처럼 발전하면서 이미 스마트폰과 PDA의 경계가 무너졌다"며 "법인용 PDA라는 지켜지지도 않을 규정을 조건으로 블랙베리를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