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을 알린 것은 시민들이었다"

12일 중국 쓰촨성(四川省)에서 강진이 발생한 뒤 수분만에 목격자들의 증언과 피해 현황이 담긴 동영상 등이 온라인상에 확산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이번 지진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것은 전 세계의 사용자들이 정기적으로 자신의 근황 등을 업데이트하는 웹사이트 트위터(Twitter.com)였다.

베이징, 상하이, 청두에 거주하는 트위터 사용자들은 흔들리는 빌딩과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 텅 빈 사무실 풍경 등을 지진의 진원지를 표시한 지도와 함께 웹사이트에 올렸다.

`아나'(Ana)라는 아이디를 쓰는 상하이의 트위터 사용자는 "이제 한 숨 돌렸네. 31층 건물에서 지진을 느끼는 건 장난이 아냐"라고 멘트도 달았다.

또 어린이들이 책상 아래 숨는 모습과 회사원 수천명이 건물 밖에 모여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들이 유튜브를 채웠고 상하이시의 웹사이트 상하이스트(Shanghaiist)에는 90건의 글이 올라왔다.

상하이스트는 또 피해 지역의 인공위성 사진에서 `이번 지진 피해자들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낳은 희생자들'이라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포스트들을 한데 모았다.

지진 피해 상황을 알리려는 이런 활발한 움직임은 32년전 탕산 대지진 때는 전혀 보지 못했던 양상이다.

지난 1976년 발생했던 진도 7.8의 탕산 대지진은 24만명의 사망자를 내 `중국 최악의 지진'으로 꼽혔으나 당국은 수개월간 지진이 일어났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정보를 은폐했다.

신문은 이 같은 `정보의 투명화' 현상을 내달 개최될 베이징 올림픽의 효과로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과거 블로거 19명을 포함해 최소 29명의 언론인들을 구금했으나 올림픽 개최를 위해 언론에 대한 통제를 다소 완화해야 했다고 텔레그래프는 밝혔다.

이번 지진은 전통적인 언론매체가 접근하지 못했던 지역까지 뉴스를 전파시키는 인터넷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유진 기자 euge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