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이거우의 물색에 대한 중국인들의 애정은 각별하다.

'황산을 보고 나면 다른 산을 보지 않고,구채구의 물을 보면 다른 물을 보지 않는다'란 말이 있을 정도다.

주자이거우는 쓰촨성(四川省)의 성도인 청두(成都)에서 북쪽으로 450㎞ 거리에 있는 명승.'인간선경''동화세계'라고 묘사될 만큼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산악관광지다.

199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목록에도 올랐다.

■폭포와 호수,숲의 하모니,주자이거우

평균 해발 2000m 고지대에 자리한 주자이거우는 계곡에 9개의 장족 마을이 있어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Y자 모양으로 형성된 계곡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모양과 색깔이 달라지는 10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풍경이 환상적이다.

주자이거우 계곡에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나는 노위호수 앞의 화화호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불의 꽃'이란 뜻의 이 호수는 호숫물에 비친 노을빛이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연상시킨다고 한다.


와룡호수는 용이 산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호수.과연 호수 밑바닥이 누워 쉬는 용의 모습을 닮았다.

낙일랑 폭포가 주자이거우 계곡의 중심.30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가 웅장하다.

진주탄 폭포도 예쁘다.

노란색 쟁반 위에 은색 진주가 굴러내리는 듯한 모습이란다.

오화호수는 공작의 꼬리를 닮았다.

호수 중심에서부터 남색,녹색,노란색으로 변하는 물색이 화려하다.

계곡의 왼쪽 제일 끝 부분인 장해가 이름 그대로 바다처럼 넓다.

장해 아래로 난 200여개의 계단을 내려서면 오채지를 만난다.

주자이거우 계곡 호수 중에서도 그 빛깔이 으뜸으로 꼽히는 호수다.

이름 그대로 오색영롱한 물빛을 확인할 수 있다.

지하 샘이 솟아 형성된 호수로 아무리 기온이 떨어져도 얼지 않는다고 한다.

오른쪽 골짜기에는 경해가 있다.

장해와 달리 작고 아담한 호수지만 그 물이 하도 잔잔해 주변의 산과 하늘을 거울처럼 비친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이 호수에서 사진을 찍는 연인은 영원한 사랑을 얻는다는 속설이 있어서인지 연인인 듯한 관광객들이 유난히 오래 머문다.

경해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팬더곰이 나온다는 팬더해，팬더가 가장 좋아한다는 죽순이 많이 서식하는 죽순해 등이 이야기의 꼬리를 문다.

■주자이거우와 어깨를 겨루는 황룡

황룡은 주자이거우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주자이거우에서 남쪽으로 150㎞쯤 떨어져 있다.

해발 3000m가 넘는 고지대의 석회암 계곡으로,하늘 높이 뻗은 침엽수림과 어울린 크고 작은 호수 풍경이 주자이거우 못지 않는 비경을 자랑한다.

터키의 파묵칼레에서 볼 수 있는 테라스 풀들이다.

석회암 바닥 상태에 따라 천변만화하는 호수의 물색을 짚어 '이승의 선경'이라고도 불린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