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대 미국 대통령을 결정하는 오는 11월4일 대통령선거인단 선거일이 8일로 180일을 남겨놓게 된다.

올해 미국 대통령 후보 경선은 예년보다 빠른 지난 1월3일 막이 올랐고 각 주별 경선일정도 예년에 비해 경쟁적으로 앞당겨졌다.

때문에 예년보다 일찍 각 당의 후보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일찌감치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결정한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 진영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레이스가 장기화돼 누가 후보가 될 지 아직 안갯속이다.

올해 대선은 후보들이 각각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어 과거 어느 선거보다도 많은 관심과 흥미를 일으키는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주당 대권 경쟁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바마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고 있고, 힐러리는 최초의 여성대통령 및 최초의 부부 대통령 탄생에 도전하고 있다.

공화당 매케인도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역사쓰기에 나서고 있다.

또 3명의 유력 대권후보 모두 상원의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난 1960년 존 F.케네디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상원의원 출신 대통령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남은 경선 일정 = 가장 큰 관심은 민주당이 언제쯤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느냐이다.

민주당은 6일 인디애나주 예선에선 힐러리가, 노스 캐롤라이나주 예선에선 오바마가 각각 승리함으로써 대통령 후보를 결정짓는데 실패했다.

CNN에 따르면 7일 오전1시(미 동부시간) 현재 오바마는 1천820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반면에 힐러리는 148명 적은 1천672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는 데 그치고 있다.

민주당에서 대통령후보가 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수는 2천25명. 오바마는 205명, 힐러리는 352명의 대의원을 더 확보해야 한다.

민주당은 앞으로 웨스트버지니아(13일), 켄터키.오리건(20일), 푸에르토리코(6월1일), 몬태나.

사우스 다코다(6월3일) 등 6곳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있다.

남은 6개 프라이머리에서 선출하는 대의원수는 217명.
6월3일까지 프라이머리를 치르더라도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를 결정지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더욱이 대의원수 확보전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힐러리가 경선완주를 다짐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결국 슈퍼대의원들이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되며 최악의 경우 오는 8월 25~28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선출직 대의원수 확보에서 뒤지는 힐러리는 남은 6개 경선에서 최대의 성과를 올려 이를 바탕으로 슈퍼대의원들의 지지를 설득한다는 방침인 만큼 막바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다만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경선일정을 중앙당과 협의없이 앞당겨 제재를 취한 플로리다주와 미시간주 대의원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민주당 경선은 요동치는 과정을 겪을 수도 있다.

두 곳 모두 힐러리가 이겼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오는 9월1~4일 전당대회를 갖고 매케인을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할 예정이다.

각 당의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면 본격적인 본선경쟁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양당 후보는 우선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를 선택하게 되고 9월 26일부터 선거 20일전인 10월15일까지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 TV 토론회가 각각 2번씩 준비돼 있다.

◇`매케인 對 오바마'냐, `매케인 對 힐러리'냐 = 현재로선 올 11월 미국 대선이 매케인-힐러리 대결구도보다 매케인-오바마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대의원 확보경쟁에서 오바마가 힐러리를 최대 150명 앞서기 때문이다.

`매케인 대 오바마 구도'가 될 경우 `극과극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백인인 매케인은 조만간 72세가 되는 고령인데다가 월남전에 참전, 포로로 잡혀 생활했던 참전용사이고, 이라크전쟁을 지지하고 조급한 철군을 반대하고 있다.

반면에 흑인인 오바마는 40대 후보(47세)인데다가 참전경험이 없고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 것은 물론 조속한 철군을 주장하고 있다.

`매케인 대 힐러리 구도'도 관심을 끄는 대결구도로 꼽힌다.

성(性)대결은 물론 `부시가(家)와 클린턴가(家)'의 대결이 될 수 있다는 것. 힐러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고 매케인은 이라크 정책 등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케인-오바마 또는 매케인-힐러리 대결구도가 될 경우 누가 이길 지에 대해선 여론조사마다 결과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매케인 누굴 러닝메이트로 꼽을까, 오바마-힐러리 드림카드 실현될까 = 매케인이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인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선택이 주목된다.

일각에선 민주당에서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매케인의 부통령 후보 인선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가 될 경우 매케인은 흑인표를 잡기 위한 방안에 집중하게 될 것이고, 힐러리가 후보가 된다면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뽑거나 친여성 성향의 인사를 러닝메이트로 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매케인의 부통령 후보군에는 경선에 나섰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찰리 크리스트 플로리다주지사, 팀 폴렌티 미네소타 주지사, 마크 샌퍼드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톰 리지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나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등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진영에선 오바마-힐러리가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한 조를 이룬 `드림카드'가 실현될 지 관심의 대상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본선 승리를 위해선 오바마와 힐러리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힐러리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고려해볼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오바마는 정치적 오해를 막기 위해 이 제안에 공식입장 발표를 피하고 있다.

◇쟁점과 변수 = 대선에선 경제문제와 이라크정책이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매케인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조기철수를 반대하는 입장인 반면에 민주당은 이라크 조기철군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뚜렷한 차별을 보이고 있다.

경제에 있어선 감세문제와 함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건강보험, 에너지 정책 등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대선의 변수 중 하나는 지난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패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미국의 소비자 운동가 랠프 네이더(73)의 무소속 대권 재도전이다.

현실적으로 네이더는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민주.공화 후보 간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표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돼 민주당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